[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298380)(ABL바이오)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바이오업계 자금 시장 경색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에이비엘바이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25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114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88억원으로 6300% 늘었으며, 당기순이익은 27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흑자를 달성한 것은 창사 이래 최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018년 코스닥 시장 상장 당시 –2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404억원, 2020년 –596억원, 2021년 –523억원 등으로 적자폭을 키워왔다.
이번 흑자전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올해 1월 사노피와 체결한 10억6000만 달러(한화 약 1조272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3월 퇴행성뇌질환 치료 후보물질 ‘ABL301’에 대한 기술이전으로 계약금 7500만 달러(약 910억원)를 사노피로부터 수령했다. 또 지난달에는 현금으로 전액 수령한 ABL301 비임상 독성실험 완료에 따른 단기 마일스톤 2000만 달러(약 278억원)가 3분기 재무제표 상 매출액으로 인식됐다.
아울러 콤패스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한 ‘ABL001’의 임상 개발 진척에 따라 유입된 마일스톤 600만 달러(약 78억원)과 시스톤파마수티컬스에 제3자 기술이전한 ABL202의 첫 환자 투여 달성으로 배분된 마일스톤 기술료도 영업수익으로 인식됐다.
다음 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할 당시 190억원만 매출로 인식하고, 나머지를 계약부채로 잡았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상 기술이전 수익과 마일스톤은 재무제표에 일시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할 인식될 매출과 임상 진척에 따라 추가적인 마일스톤이 유입되는 만큼, 수익성은 이후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사노피와의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수익을) 일시에 반영했으면 먼저 흑자를 달성했을 텐데, 계약금을 분할인식하고 있어서 이번 분기에 흑자전환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바이오벤처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한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는 게 바이오업계의 평가다. 일각에서는 채권 발행, 증자 등 외부자금 조달 없이 기술이전 성과만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바이오기업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진행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시장이 경색되면서 소수 기업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고들 한다"라며 "자체적인 이익창출력을 갖췄거나, 아니면 임상 가치에 따른 기술이전 역량이 있거나 둘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