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한EZ손해보험이 자산 규모를 빠르게 늘리며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디지털 손해보험사가 영업 구조상 저조한 순익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전망도 안갯속이다. 한 곳에 집중된 보험영업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다변화할지가 적자 탈출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EZ손보는 올해 3분기 기준 자산 규모가 1619억원으로 지난해 말인 1373억원에서 17.9%(246억원) 증가했다. 자본총계는 결손금 확대로 금액이 줄었지만 부채총계가 늘면서 총자산이 성장했다.
부채 부문에서는 특히 보험계약부채가 591억원에서 823억원으로 39.3%(232억원) 증가했다. 보험계약부채는 책임준비금으로서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장래에 발생할 보험금이나 환급금에 충당하기 위해 보험사가 미리 적립해두는 금액을 의미한다.
보험료수익은 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322억원보다 7.1%(23억원) 늘었고, 영업수익은 500억원으로 6.4%(30억원) 증가했다. 다만 영업수익보다 영업비용(577억원)이 더 큰 폭(45억원)으로 오르면서 수익성은 저하된 상태다. 비용 부문에서는 특히 사업비(167억원)가 29억원 증가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난다.
영업이익의 규모는 –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2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0억원에서 –75억원으로 악화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77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ROA(총자산순이익률)와 ROE(자기자본이익률)는 각각 –3.7%, –10.7%로 확인된다.
신한EZ손보는 지난 6월
신한지주(055550) 자회사로 편입되기 전인 BNP파리바카디프손보 시절부터 이미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2017년 –84억원 △2018년 –127억원 △2019년 –145억원 △2020년 –117억원 △2021년 –77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결손금은 올 3분기 기준 152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77억원에서 두 배가량 커졌다. 결손금 규모는 본래 지난해 말 1652억원에 달했는데 무상감자 시행으로 감자차익 1574억원을 인식하면서 보전했다.
신한EZ손보는 영업자산 규모가 과소하기 때문에 투자영업 부문에서는 효과적인 실적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투자영업이익은 △2019년 7억원 △2020년 8억원 △2021년 7억원 △2022년 상반기 7억원으로 확인된다. 투자영업에서 성과를 보기 위해서는 운용자산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져야 하는 만큼 단기적 수익성은 보험영업 부문에 의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험영업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 규모가 –49억원으로 나타난다. 지난 2019년 –152억원 이후 2020년 –122억원, 2021년 –84억원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보험영업에서 수익성을 제고하고 투자영업 규모도 키우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영역의 확장이 요구된다. 이번에 신한금융 그룹에 새로 속하게 된 만큼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언급된다.
(사진=신한EZ손해보험)
현재 신한EZ손보의 포트폴리오는 일반보험 특히 특종보험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기준 원수보험료 487억원 가운데 98.6%(480억원)가 특종보험에서 창출됐으며 나머지는 장기보험(1.4%)으로 이뤄졌다. 올해 상반기도 특종보험이 98.4%로 나타난다. 자동차보험은 2013년 이후 신규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주요 보험영업 상품으로는 운전자보험(스마트 운전자보험)과 자동차 신용보험(행복두배대출상환보험), 신차교환보상보험 등이다.
캐롯손해보험이나 하나손해보험 등 다른 디지털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신한EZ손보는 특종보험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를 중심으로 하면서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 상품을 내놓거나 중기적으로 장기보험에도 진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험업계 한 연구위원은 <IB토마토>에 “디지털 손해보험사는 각각의 성격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데 신한EZ손보는 일반보험 중에서도 특수보험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라면서 “장기보험으로 차후 진출할 수도 있지만 해당 부문이 디지털 손보사의 중심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펫보험이나 여행자보험 등 미니보험이 더 가깝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기에는 현재 지니고 있는 자동차보험 관련 특종보험에서 어느 정도 유지할 것으로 생각된다. 신한금융 내에서는 유일한 손보사이기 때문에 계열사 물량을 확보해서 B2B보험 쪽으로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라며 “장기보험으로 하게 되면 신한라이프와 교차판매하는 방향으로 갈 텐데 신한라이프가 그렇게까지 물량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신한EZ손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보험 포트폴리오 방향은 아직 논의 중이다”라면서 “현재 시점에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