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동국제강(001230)이 넉넉한 현금 곳간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연평균 2000억원이 넘는 현금이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되고 있고, 운전자금 부담은 적은 편이라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통해 차입금을 줄여가는 모습이다.
3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올해 상반기 순차입금(연결기준)이 1조6084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7931억원) 대비 10.3% 감소했다. 회사의 순차입금은 지난 2017년 2조4407억원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어 2020년 2조원 아래로 떨어졌는데, 그로부터 2년 만에 1조원 중반대까지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17년 156.9%에서 올해 상반기 108.8%로 48.1%p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47.0%에서 33.1%로 13.9%p 내려갔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했던 것은 안정적인 현금창출력 덕분이다. 동국제강이 상반기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은 5384억원이다. 최근 5년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17년 902억원, 2018년 2294억원, 2019년 2135억원, 2020년 6316억원, 2021년 1257억원이다. 연평균 2581억원의 현금이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것이다.
현금창출력은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올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경색이 철강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고, 2분기 철스크랩 등 원료가격 하락에도 제품가격이 유지되면서 봉형강을 중심으로 마진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됐다. 정세 불안 장기화, 주요국 통화 긴축 등 글로벌 경기 침체로 당분간 건설산업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에는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지만,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양호한 수준에서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재료·제품가격 하락으로 운전자금까지 감소하면서 자체 창출현금 안에서 차입금을 경감하는 현금흐름의 선순환 구조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사진=한국신용평가)
계열 관련 잠재적 재무부담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동국제강은 동국스틸차이나와 브라질 CSP 제철소 등 재무상태가 취약한 계열사에 대한 차입금 지급보증을 제공해왔다. 이는 회사의 잠재적 재무부담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동국스틸차이나 지분 90%를 매각하면서 관련 채무보증(약 3000만달러)을 해소했으며, 브라질 CSP 지분 매각도 진행 중이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재무적 측면에서 이익창출력 감소에도 원재료가격 하향안정화에 따른 운전자본부담 완화가 이를 보완하며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며 “중단기적으로 설비합리화 작업과 사업확장, ESG 경영전략 등에 기인한 투자부담이 존재하나, 자체 현금창출력 안에서 충분히 감내하고도 재무부담 경감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신평은 지난 28일 동국제강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으로 부여하고, 정기평가를 통해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변경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