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하영 기자] 현대자동차가 하도급 노동자 직고용 판결과 관련해 일부 원고 파기환송을 얻어냈다. 최근 판결은 하청 노동자의 지위를 인정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대법 판결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세는 현대모비스가 선택한 자회사 쪽으로 굳어질 전망이다.
27일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현대차 울산공장 등에서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사측에 낸 근로자지위 확인 및 임금 차액 또는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한 사건에서 일부(3명)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156명)에 대하여 근로자파견관계의 성립을 인정했다.
27일 대법원이 현대차 사내 하청 직원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등과 관련해 일부 승소 관련 내용으로 제시한 판시.(사진=대법원)
원고들은 차체, 도장, 의장, 생산관리(서열·불출), 내수출고PDI, 수출방청 등 생산관리 업무에 종사하며 원청인 현대차의 관리감독을 받은 것으로 판단됐다. 일부 승소의 경우 고용기간의 인정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
대법원은 2020년 5월14일 선고된 도로공사 사건을 판결 기준으로 제시했다. 해당 사건은 정년퇴직 이후에는 파견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을 것으로 해석돼 당사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외의 156명의 한해서는 근로자 파견 관계가 인정됐다.
이날
기아(000270)차 사내 하청 노동자들도 위와 동일한 이유로 소송을 진행해 263명이 승소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총 419명을 원청 근로자로 인정해 임금 차액 또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평균연봉이 9000만원 후반에서 1억원 초반대인 것을 감안하면 패소로 인한 지급 비용에는 수백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005380) 관계자는 “이번 대법원 선고는 특별협의에 따라 고용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끝까지 소송을 진행한 원고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특별채용으로 상당 부분 직영화가 완료된 직접생산공정과 관련해 현대차와 기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사내 협력 업체는 향후 자회사로 전환될 전망이다. 2010년대 이후 관련 판결이 잇따라 근로자의 직접고용 인정 쪽으로 가닥이 잡혀서다. 최초는 2005년 현대차 울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로 근무하다 징계 해고된 최병승 씨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해 2010년 승소한 건이다. 지난해는 현대위아, 올해는 포스코 근로자들이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사정이 이렇자 최근 현대모비스도 협력업체의 자회사 편입을 발표하고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004020)은 지난해 협력업체의 자회사 전환을 마무리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