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아름 기자]
LG유플러스(032640)가
LG헬로비전(037560)을 인수한지 만 3년이 다 돼가지만 시너지 효과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인수대금 외부차입, 차입금을 이관하면서 재무부담이 커졌지만 기대보다 못한 성적을 내고 있어서다. 아울러 LG유플러스의 신사업 전략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전히 사업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당분간 투자 확대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 상장 계열회사 11곳, 비상장 계열회사 50곳을 두고 있다. 이 중 연결 자회사로 포함되는 기업은 투자조합과 손자회사를 포함해 총 11곳이며 매출로는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가 가장 크다. 하지만 미디어로그의 경우 수년째 손실을 이어오고 있어 사실상 연결 기준으로 수익성을 내고 있는 자회사는 LG헬로비전이 거의 유일한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인수 이후 콘텐츠 협업을 확대해 LG헬로비전 실적 회복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12월 8000억원을 들여 LG헬로비전을 인수했다. 이후 LG헬로비전은 아이돌나라를 헬로tv 디지털 셋톱박스에 론칭했고, 케이블 TV 사업자 중 가장 처음으로 디즈니플러스 서비스를 독점 출시했다. 이에 LG헬로비전은 올해 상반기 매출 5594.5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5.72%, 영업이익은 26.87%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 인수 당시 콘텐츠 및 미디어 사업 시너지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
SK텔레콤(017670) 등 경쟁사들이 이미 미디어 사업 등을 분사해 계열사와 합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어 LG유플러스 또한 사업적 협업을 늘려 시너지 창출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LG헬로비전 인수는 LG유플러스의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실적 및 재무구조가 취약한 LG헬로비전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차입 규모가 상당 폭 증가했다. LG유플러스의 순차입금 규모는 2018년 말 2조571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조3058억원까지 증가했다. 인수대금 대부분을 외부 차입으로 해결하고, LG헬로비전이 보유한 차입금을 그대로 편입한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LG헬로비전의 인수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LG헬로비전이 최근 실적을 회복하고 있지만, 인수 이전 실적에는 한참 못 미치고 있어서다. LG헬로비전은 2018년까지 연간 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9년에는 영업이익 292억원을 기록했고, 2020년 341.5억원, 지난해 445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가 인수한 2019년 말 대비 실적은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유료방송 사업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알뜰폰(헬로모바일) 사업도 정체되면서 사업 회복 시점이 더뎌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왼쪽부터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사옥(사진=각 사)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사업다각화 전략에 대해서도 우려를 보이고 있다. 현재 LG유플러스의 탈통신 신사업 전략은 구독, 콘텐츠 플랫폼 사업으로 양분할 수 있는데 모두 사업 초기 수준이다. 구독 사업의 경우에는 올해 7월 ‘유독’을 출범했고, 콘텐츠 플랫폼 사업의 경우 아이들나라와 아이돌라이브를 중심으로 키즈, 아이돌 콘텐츠에 특화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LG헬로비전이 추진 중인 전기차 충전 신사업 또한 수익을 도출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당분간 투자소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보완투자 등 경상적인 투자 외에도 5G 망 유지를 위한 대규모 투자 집행 및 비통신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되는 상황이다. 김희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LG헬로비전의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투자 감소에 따른 상각비 감소의 영향이며 기대했던 LG유플러스와의 시너지는 아직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라며 “유료방송 업계 전반적으로 VOD도 감소하면서 매출이 부진하며, TV 매출이 개선돼야만 전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고, 최근 통신사들이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알뜰폰 사업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LG유플러스 인수 이후 기가인터넷 등 일부 사업부문에서 시너지가 발생하고 있고, 아이들나라 등 콘텐츠 협업을 진행하면서 현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는 등 상품경쟁력을 높여 단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라며 “영업이익은 미디어, 렌탈, 전기차 충전 사업 등 신사업 투자를 단행하면서 과거 대비 축소된 것이며 (부진한) 케이블 업황에 비해 건강하게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