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하영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3분기 조단위 대손충당금 반영에도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의 올해 3분기 세타GDI 엔진 관련 품질비용 반영에도 조단위 영업실적에 단기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 18일 현대차와 기아는 3분기 각각 1조3600억원, 1조5400억원의 품질비용을 반영한다고 공시해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 바 있다.
신용도 방어 이유로는 든든한 실적이 거론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까지 현대차는 연결 차량부문 기준 매출 52조6000억원, 영업이익 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아도 연결기준 매출 40조2000억원, 영업이익 3조8000억원을 나타냈다. 양사 모두 반기 영업이익이 대손충당금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이번 대손충당금은 2년 전과 대상 차종 및 대수가 동일하나 품질비용이 높게 책정됐다. 한가평은 구체적인 이유를 △대외변수 부정적 변화에 따른 비용 추정 전제 변경 △2020년 예측 시 반영한 개선 항목 현실화 미흡 △환율 급등에 따른 추가 비용 확대 등으로 판단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향후 환율이 떨어지는 등 외부변수로 실제 적용되는 대손충당금이 줄어들 여지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신차 출시 축소와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 이슈 등으로 중고차 사용연한이 증가하고 폐차율이 축소됐다. 이에 미국시장 차량의 잔존연수가 2020년 12.4년에서 2022년 13.1년으로 늘어나며 16만km 이상 주행한 고마일리지 차량 비율도 상승해 고객 고충이 증가했다. 이 때문에 교환율 산정 기간을 기존의 9개월에서 19개월로 확대 적용하고 평생보증 제공에 대한 경험치 부족과 공정 개선에 따른 엔진 개선율을 다소 높게 추정했다.
한기평은 세타엔진 리콜 대상에 평생보증을 제공하는 만큼 향후 품질이슈가 지속되면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2017년부터 현대차와 기아는 세타엔진 리콜 비용을 책정해 적어도 70% 이상은 사용해왔다.
이지웅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금번 품질비용 반영으로 양사 3분기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전년 3분기 대비 양사 모두 판매량이 증가했고, 최근의 실적 호조세를 감안하면 금번 충당비용을 반영하더라도 양사 공히 1조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창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리스크 영향을 제한적이라 판단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와 기아 세타엔진 추가 충당금 발표로 6번째 관련 충당금을 쌓은 셈이며 규모도 점점 늘어나는 중”이라면서도 “코로나 특수상황과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가치 상승도 충당금 적립에 일조했다. 일회성 비용을 감안해도 실적 호조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