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신세계건설…건설도 레저도 돌파구 찾기 '난항'
'미분양 무덤' 대구에 사업장 8곳 위치…서울도 미분양 '충격'
레저부문 적자 지속…매출 비중 낮아 신사업 기대감도 적어
공개 2022-10-24 08:00:00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0일 19:0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신세계건설(034300)이 좀처럼 실적 반등을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설부문 뿐 아니라,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레저부문까지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재무상태는 악화일로다. 특히 신세계건설은 레저부문 사업 확대를 도모하고 있지만, 매출 비중이 작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신세계건설이 지은 건축물 중 대표작으로 꼽히는 스타필드 고양. (사진=신세계건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311.2%다. 이는 지난해 말 266.6%에서 44.6%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매입채무가 전년 말 120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926억원으로 크게 오른 영향이다. 매입채무는 하청업체, 자재업체 등에 지급해야 하는 외상대금을 뜻한다.
 
재무제표가 불안정한 가운데 미청구공사액은 점점 불어나고 있다. 미청구공사액은 시공사가 공사를 진행하고도 아직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금액을 말한다. 원활하게 시공과 분양이 진행될 경우 대금 유입에 문제가 없지만,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차질을 겪으면 현금흐름 둔화 등이 발생한다.
 
지난 2020년 말 기준 142억원이었던 미청구공사액은 지난해 말 213억원으로, 올해 6월 말에는 266억원까지 늘어났다.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이에 따라 받지 못한 대금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세계건설이 대표적인 미분양 증가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악재가 될 전망이다. 올해 8월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 가구 수는 8301호에 달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이 쌓였다. 이는 지난해 말(1977호) 대비 무려 319.9% 늘어난 것으로 증가 추세가 가파르다. 신세계건설의 사업장 8곳이 대구에 위치해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청구공사액은 손실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음에 따라, 증가할수록 향후 위험도 또한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라며 "최근 대구의 상황을 보면 대형건설사도 분양에 차질을 겪는 경우가 많아 중견건설사는 미분양 위험도가 더 크다고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시 마포구에 공급한 도시형생활주택 '빌리브 디 에이블'도 256가구 중 단 11가구만 분양돼 245가구가 미분양 물량으로 남아 있다. 미분양 물량을 덜어내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집계된 미분양 물량이 245가구였는데, 8월 말 기준으로도 여전히 245가구를 유지하고 있어 단 1가구도 추가적으로 분양하지 못했다.
 
부침을 겪고 있는 것은 주력 사업인 건설부문만이 아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추진했던 레저부문에서는 적자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20년 129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지난해 112억원, 올해 상반기 77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신세계건설은 트리니티클럽, 자유CC 등 골프장과 스타필드에서 휴양시설인 '아쿠아필드'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도 적자가 발생하던 구조에서 코로나19까지 장기화됨에 따라 아쿠아필드가 휴장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실적도 부진했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상반기 매출 6495억원, 영업이익 71억원, 당기순이익 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1.4%, 56.2%씩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둔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신세계건설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06억원으로, 전년 동기(1214억원) 대비 74.8% 감소했다. 이는 회사에 실질적으로 유입된 현금이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세계건설은 최근 '레저부문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연내 'TGX'(토탈 골프 익스피리언스)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서울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부에 실내 골프연습장 1호점을 열 예정이다. 신세계건설 측은 TGX는 데이터 기반의 '실내 골프 아카데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신세계건설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총에서 레저부문 사업목적에 수족관, 공연장, 전시장 운영 등을 추가하며 사업 확장의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도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낮은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레저부문의 매출액은 29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5%에 불과하다. 주력 사업인 건설부문이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하고 있는 구조에서 레저부문의 사업 확장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레저부문에서 골프 관련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은 건설부문 대비 레저부문 매출 비중 자체가 크게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상반기 실적 감소는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인한 것이며, 이는 건설업계 모두가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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