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로봇·AI(인공지능)·메타버스 등 신사업 진출을 목표로 스타트업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2017년 타법인 출자 건수가 4곳에 불과했던 LG전자는 2018년부터 투자 시계가 빨라졌다. 당시 LG전자는 중장기 미래사업 준비를 위해 2023년 4월까지 5년간 5000만 달러를 출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LG전자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사업 관련 스타트업의 현황과 미래를 살펴보고, LG전자의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해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LG전자(066570)가 AI(인공지능) 반도체 스타트업인 에임퓨처 지분투자를 통해 새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산업인 AI 반도체가 산업계 내 새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LG전자 또한 독자개발에 나섰다. 특히 LG전자가 에임퓨처를 비롯한 다수의 AI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LG전자의 차세대 가전 및 AI 반도체 관련 사업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2020년 12월 에임퓨처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면서 지분 19.9%를 보유하게 됐고, 올 6월 말 기준으로는 15.6%를 보유 중이다. LG전자는 AI 가상 캐릭터 제작 기업인 인월드AI(시리즈A 투자), 차량용 AI센서 기업인 에이아이(AEye), AI 프로세서 설계업체인 자이어팔콘(Gyrfalcon)을 비롯해 다수의 AI 스타트업에 투자한 상태다.
에임퓨처는 LG전자의 CTO 부문 북미연구소 연구원 출신들이 설립한 신경망처리장치(NPU) 설계자산(IP) 기업이다. 에임퓨처의 주 사업영역은 엣지컴퓨팅(스마트홈, 스마트시티, 스마트공장),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등의 분야에서 NPU 하드웨어 가속기 IP와 소프트웨어 개발환경(SDK) 공급이다. 현재 5세대 NPU IP와 5세대용 소프트웨어(SDK)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산업인 AI 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AI를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점찍은 LG전자는 2017년 AI 연구소를 설립한 뒤 캐나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5개국에 글로벌 거점을 설치하고 AI를 연구 중이다. LG전자는 올해 6월 처음으로 CTO 부문 산화 조직인 SIC 센터가 개발한 AI 시스템온칩(SoC) ‘LG8111’,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LG8211’을 공개했다.
LG전자의 일부 가전에는 벌써 AI 반도체가 적용되고 있다. LG전자가 빌트인, 스마트홈 등 차세대 가전을 개발하면서 AI 반도체의 활용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에임퓨처의 설립자들은 LG전자에 재직할 당시 NPU 1세대~4세대를 개발했다. 현재 이렇게 개발된 일부 제품 NPU IP(LG8111)는 LG전자의 가전제품 '디오스'에 적용돼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LG전자의 H&A(생활가전) 본부는 최근 빌트인, 스마트홈 가전 등 프리미엄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H&A 본부와 SIC센터가 AI를 가전에 적용할 수 있도록 협업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LG 씽큐 앱으로 IoT(사물인터넷)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선보였다.
AI 관리 기술이 적용된 LG전자 디오스(사진=LG전자)
이달에는 AI 기술을 적용한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휘센 멀티브이아이’를 출시했다. 향후 LG전자는 현재 가전에 적용 중인 AI 반도체 범위를 자동차, 공장 등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가 보유한 북미 R&D(연구개발) 센터에서 AI 연구조직인 ‘어드밴스드 AI랩’을 만들고, 딥러닝 및 미래 자동차 기술을 연구 중이다.
LG전자는 에임퓨처를 통해 AI 반도체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차세대 가전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에임퓨처가 강점을 갖고 있는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스마트공장 역량을 기반으로 미래사업에 속도를 내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도 LG전자의 AI 반도체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LG전자가 시장 진출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IT 자문기업인 가트너에 의하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2021년 360억달러에서 올해 44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반도체 시장은 지속 성장해 2025년까지 770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2030년에는 전체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약 31.3%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표면적으로는 밝힐 수 있는 내용이 많이 없다”라며 “에임퓨처에 지분투자를 했고, 이와 관련해 향후 AI 신사업 및 AI 반도체를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