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떨어진다"…소방수로 나선 카뱅 임원들
잉여금 부족 회사 대신 임원들 먼저 자사주 매입
윤호영 대표 "주주환원 정책 적극 검토할 것"
공개 2022-10-11 15: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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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수정 기자] 카카오뱅크 주가가 1만원대로 무너지자 4개월 만에 임원들이 한번 더 소방수로 나섰다. 
 
앞서 윤호영 대표가 회사 차원의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책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주주에게 호소한 가운데, 임원들이 먼저 움직여 주가 띄우기에 나선 것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김석 최고전략책임자, 안현철 최고연구개발책임자 등 12명의 임원이 지난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총 5만 685주를 매입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가 부양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뱅크 주식은 주당 1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작년 공모가 3만9000원을 확정하고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거래 첫날 공모가를 두배 이상 웃돌아 '대어'로 평가받았지만, 대내외 악재로 올해 6월부터 주가가 공모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도 카카오뱅크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대출성장률 둔화 등 반등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7일 카카오뱅크 관련 리포트를 내면서 목표주가로 1만6200원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이 리포트를 발행할 당시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250원이었다. 이 연구원은 "초기 단계를 지나면서 대출성장률 둔화가 당연하기에 연간 4조원내외의 성장세 유지 가정 하에 카카오뱅크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했지만, 부동산시장 침체로 전세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이 역성장했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가 선택할 수 있는 주가 부양책이 많지 않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잉여금이 넉넉하지 않은 카카오뱅크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할 수 없다. 이번에도 회사 차원이 아닌 임원들이 먼저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도 상법상 주가 부양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이익잉여금은 3141억원이다. 통상 시중은행이 10조원 이상의 배당 재원을 쌓아두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설립 초기 은행의 한계로, 반기순이익으로 잉여금이 쌓이면 곧바로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른 대손준비금 적립으로 주가 부양에 쓸 재원이 없다. 
 
(사진-카카오뱅크)
 
한편 윤호영 대표는 지난 7일 카카오뱅크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환원정책 관련 메시지를 전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윤호영 대표는 주주들에게 "2022년 회계결산에 대한 주주총회 승인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법규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주주환원정책 실행을 적극 검토하도록 하겠다"라며 "대표이사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의 성과평가 항목(KPI)에 카카오뱅크 주가에 기반한 평가 비중을 상향 조정하는 등 당사의 주가 관리가 경영진의 최우선 과제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법상 배당에 대해선 확답이 어렵다"라며 "내년 초에나 회사 차원의 자사주 매입 규모 등이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ksj02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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