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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훈 한국엔젤투자협회 사무국 총괄 이사
협회설립 10주년…엔젤투자 규모 20배 이상 늘어
지방에 엔젤투자허브 사무소 설치…수도권 집중화 해소 노력
공개 2022-10-17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2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은주성 기자] 한국엔젤투자협회가 엔젤투자 활성화를 통한 선순환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난 2012년 9월 설립된 뒤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엔젤투자는 개인 또는 개인투자조합이 창업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과 사업화를 위해 자금을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한국엔젤투자협회는 엔젤투자자 육성, 투자자와 기업 네트워크 구축, 투자지원 및 관리 등을 통해 벤처투자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사업인 팁스(TIPS)도 운영하고 있다. 팁스는 민간 투자회사가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연구개발 및 사업화 자금 등을 후속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으로 벤처투자 시장이 지난해보다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투자를 받지 못한 신규 스타트업이 문을 닫거나 규모를 줄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지도가 높은 스타트업조차도 후속 투자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서경훈 한국엔젤투자협회 사무국 총괄 이사는 협회가 설립될 때부터 지금까지 근무하면서 벤처투자 생태계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엔젤투자협회는 설립 이후 국내 엔젤투자 규모가 20배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고 지방에 엔젤투자허브 사무소를 설치하면서 지역투자 활성화도 꾀하고 있다. 서 이사로부터 한국엔젤투자협회의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노력과 벤처투자 시장 전망 등과 관련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경훈 한국엔젤투자협회 사무국 총괄 이사.
 
다음은 서경훈 한국엔젤투자협회 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한국엔젤투자협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제도들을 만들어왔다. 기존에 초기 스타트업들이 자금을 지원받는 방식이 융자 중심이었다면 이를 투자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한국엔젤투자협회가 설립됐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엑셀러레이터나 벤처캐피탈(VC) 등은 어느 정도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막 창업한 초기 기업에는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영국이나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런 초기 기업에 엔젤투자자들이 활발히 투자를 하고 있었고 이에 우리나라도 협회를 설립하면서 엔젤투자자 육성 및 엔젤투자 활성화를 추진해왔다.
 
-엔젤투자 활성화 노력에 따른 성과는?
△협회가 출범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누적 엔젤투자금액은 약 5조원, 투자건수는 약 8만9000건이다. 1만개에 가까운 기업이 투자를 받았다. 2012년 기준 협회에 등록된 엔젤투자자수는 549명, 개인투자조합은 13개, 투자규모는 538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1년 기준으로 엔젤투자자수는 1만2378명, 개인투자조합은 2293개, 투자규모는 1조3134억원으로 2000% 이상 늘어났다. 10년 뒤인 2032년에는 엔젤투자자 5만명, 엔젤투자금액 30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엔젤투자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이 있다면?
△아무래도 엔젤투자가 이뤄지는 초기 스타트업들은 평균 업력이 1~2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매출, 특허 등 정량적 판단요소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에 사업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대표의 능력과 역량이 있는지, 사업화가 가능한지, 본인들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 등의 정성적 요소들을 중점적으로 보게 된다. 한국엔젤투자협회가 설립된 지 10년이 된 만큼 그동안 쌓인 노하우도 있다. 좋은 초기 기업들을 발굴하게 되면 이후 데모행사 등을 통해 기업과 투자자 연결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벤처투자 지역불균형 해소에도 힘쓰고 있는데?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지역별 엔젤투자금액을 살펴보면 수도권이 83.1%로 투자가 편중돼있다. 물론 많은 산업이 수도권이 집중되겠지만 지역 내에서도 창업에 대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전문기관이나 시스템이 부족하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지역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충청지역과 호남지역에 엔젤투자허브 사무소를 설치해 운영을 시작했다. 경상지역과 강원지역 등에도 사무소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경기가 위축되면서 벤처업계가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떻게 보는지?
△현재 비상장 투자 전체가 지난해보다 침체된 것은 맞는 것 같다. 투자자들이 보수적 기조를 취하고 있지만 몇 년 전부터 투자를 위해 활발하게 조성됐던 펀드들의 운영기간이 아직 남아있고 투자라는 것도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침체기가 지나면 투자활동이 다시 활발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펀드 조성이 더디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투자라는 것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는데 새로운 펀드들이 조성돼야 향후에도 후속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금리 상승 및 경기 침체 등으로 주요 출자자(LP)들이 펀드 투자에 부담을 느끼면서 신규펀드 조성이 더뎌지면 향후 투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향후 한국엔젤투자협회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국내 엔젤투자 규모는 아직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다. 미국의 엔젤투자 규모는 미국 GDP의 0.11% 수준인 반면 국내 엔젤투자 규모는 국내 GDP의 0.06%로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해 엔젤투자 규모가 더욱 늘어나야 한다.
투자정보의 비대칭성도 해결해야 한다. 설문조사에서 엔젤투자자들의 51%가 투자기업을 찾지 못해서, 32%는 엔젤투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대답했다. 좋은 기업들을 발굴하고 엔젤투자에 대한 지식과 인식을 확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엔젤투자의 수도권 집중 현상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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