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00억원대 매출 빠져…회사 전체 매출의 25% 수준하이트진로그룹 3세 경영 승계 핵심…기업 키워야 경영 승계 긍정 전망돈 안되는 사업 정리 수순…신규 사업 진출했지만 재무개선 요원
[IB토마토 김윤선 기자]
하이트진로(000080)그룹의 3세 경영 승계 핵심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서영이앤티(옛 삼진이엔지)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업 가치를 높여야 경영 승계에 유리한 탓에 돈이 안되는 롯데백화점 유통벤더 사업을 중단하고, 식품 제조 공장을 보유한 놀이터컴퍼니를 인수하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다만 새롭게 시작한 사업 규모가 작아 재무상태가 개선되기는 역부족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영이앤티는 지난해 말 이사회에서 롯데백화점 유통벤더 사업부문에 대한 사업중단을 결의했다. 서영이앤티는 사업 영역 확대 차원에서 2015년3월부터 유통벤더 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069960), AK, 롯데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의 유통벤더를 맡았었다.
현재는 현대백화점 유통벤더만 진행하고 AK와 롯데백화점은 맡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단한 롯데백화점 유통벤더 사업의 재고자산은 약 14억원으로 올해 안에 처분완료된다.
향후 롯데백화점 유통벤더 사업 매출이 회사 실적에서 빠지게 된다. 해당 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약 200억원대에 달하는데, 회사 전체 매출의 25% 수준이다. 중단사업의 구체적인 연간 매출액은 ▲2020년 211억원 ▲2021년 207억원 등이다.
회사 매출에서 중단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았지만, 수익성은 별로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중단사업으로부터 발생한 영업손실이 ▲2020년 –78억원 ▲2021년 –17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서영이앤티는 2013년부터 수입식품도 유통하고 있지만, 이 또한 수익성을 드라마틱하게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현재 유통하고 있는 수입식품은 호올스, 토블론 등 ‘몬델리즈’ 브랜드 제품과 올리브유로 유명한 ‘올리타리아’ 제품이 있다.
서영이앤티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약 823억원이다. 이중 외부로부터 도입한 상품 매출이 743억원으로 90.3%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자체 제품 매출은 55억원으로 상품매출 대비 그 규모가 작다. 서영이앤티는 회사 제조 브랜드 제품인 생맥주 냉각기를 아시아태평양, 유럽, 미주지역 등 해외 유명 맥주 브랜드 제조사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그룹의 경영 승계 키로 꼽히는 특수관계기업이다. 고(故) 박경복 창업주의 손자이자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오너 3세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이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 지분 58.44%(29만200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차남인 박재홍 하이트진로 부사장이 지분 21.62%(10만8000주)를 확보해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보유 지분은 14.69%(7만3382주)로 파악되고 있다.
지주사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박문덕 회장이다. 박 회장이 쥐고 있는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은 올해 상반기말 기준 약 29%(보통주 684만4374주)에 달한다. 박태영 사장이나 박재홍 부사장은 하이트진로홀딩스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다만,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을 보통주 기준 약 28%(641만9688주)나 쥐고 있다. 서영이앤티가 경영 승계 핵심 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이유다.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홀딩스를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지만, 그러기엔 서영이앤티의 몸집이 너무나 작다.
서영이앤티는 최근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제조 역량을 키우고 있다. 유통에서는 몸집 불리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업의 부침이 적은 B2B(기업 간 거래) 제조 역량을 보유한 기업을 물색한 후 인수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3월 푸드테크기업 놀이터컴퍼니를 인수한 것이 대표 사례다. 이 회사는 PB(자체 브랜드) 전문 기업으로 제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액상차나 알약 형태의 국물육수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쿠팡 PB인 ‘곰곰’에도 한알육수를 납품하고 있다.
다만, 놀이터컴퍼니 또한 2017년 설립돼 업력이 오래되지 않은 만큼 매출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이 회사의 2020년 기준 매출액은 88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을 기록했다. 직원 수는 20명 미만으로 알려졌다. 서영이앤티는 PB 제조 업계에서 놀이터컴퍼니가 가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서영이앤티는 식품 제조 기업 인수로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서영이앤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아직 수입식품 유통도 하고 있고 최근 놀이터컴퍼니를 새로 인수해서 롯데백화점 유통벤더에서 빠진 매출이 커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서영이앤티는 향후 종합식품회사로 방향을 설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윤선 기자 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