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DGB생명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 업권에서 보험계약 실적이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보험 보유계약 규모가 줄어드는 데다 단체계약 기간까지 만료됐기 때문이다. 초회보험료와 수입보험료 역시 감소했는데 미비한 보험영업 채널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DGB생명은 지난 6월 기준 일반계정의 보유계약 금액이 20조1741억원으로 전년 동기 26조7658억원에서 24.6%(6조5917억원) 감소했다. 계약액은 보험업 감독 규정에서 정한 주계약 보험가입 금액을 뜻한다.
DGB생명은 생명보험 업계서 보유계약 감소율이 유일하게 두 자릿수인 것으로 확인된다. 다른 보험사의 경우 △KDB생명 –5.7% △
동양생명(082640) –5.2% △NH농협생명 –4.5% △처브라이프생명 –2.9% △DB생명 –2.0% △흥국생명 –1.7% △라이나생명 –1.3% 등으로 나타난다.
DGB생명의 보유계약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개인보험에서 생존보험이 3조3981억원(16.8%), 사망보험 10조8329억원(53.7%), 생사혼합보험 1조7901억원(8.9%)으로 나타나며 단체보험은 4조1531억원(20.6%)으로 집계된다. 생존보험은 연금보험으로 구성됐고, 사망보험은 종신보험(53.5%)이 주를 이룬다.
개인보험 계약 금액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단체보험 기간이 끝나면서 전체적인 보유계약 규모가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작년 상반기 대비 개인보험은 2.4%(3924억원) 감소했고, 단체보험은 59.9%(6조1992억원) 줄었다.
보유계약 건수로는 전년 동기 대비 개인보험이 1만2350건, 단체보험이 53만9796건 감소했다. 개인보험은 생존보험이 2만465건 늘었지만, 사망보험과 생사혼합보험이 각각 2만2086건, 1만729건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 DGB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DGB생명은 일반계정이 아닌 특별계정으로 분류되는 변액보험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계정 보유계약이 적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라면서 “변액보험 순자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고, 단체계약의 경우 계약 기간이 1년이다”라고 말했다.
보유계약 규모의 감소는 특히 신계약이 부진하면서 타격을 받은 것인데 이로 인해 영업의 성장성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DGB생명의 상반기 신계약 금액은 3조850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4.6% 줄었고, 같은 기간 신계약 건수는 39만9262건으로 60.4% 감소했다.
저조한 계약 실적에 따라 초회보험료는 179억원을 기록해 59.9% 줄었고 수입보험료는 3090억원으로 18.3% 감소했다. 지급보험금 감소로 보험영업비용이 줄었지만 수입보험료가 부진했던 터라 보험손익은 –1224억원으로 전년보다 손실 규모가 151억원가량 커졌다.
(사진=DGB금융그룹)
DGB생명의 보유계약 감소는 부진한 영업 채널 현황과도 연관되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초회보험료 기준 모집형태는 방카슈랑스(은행에서 상품 판매)가 46.6%로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임직원(42.5%)과 대리점(8.5%), 설계사(2.4%)가 그 뒤를 따른다.
이 가운데 97.8%가 대면 모집으로 이뤄졌으며, 텔레마케팅(TM)과 사이버마케팅(CM)은 각각 1.8%, 0.4%에 불과하다. 즉 영업 채널에 속하는 인력의 규모가 계약 실적이나 보험손익에서 가장 직접적이며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는데, 해당 인원은 점점 축소되는 상황이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의하면 DGB생명의 임직원은 2017년 이후 줄어들고 있다. 289명이었던 임직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올해 상반기 205명으로 나타났다. 또 등록된 설계사 수는 2017년 812명이었이지만 2019년 지점 통폐합 과정을 거치면서 288명으로 줄었고 이후에도 계속 하락하면서 현재 31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설계사 신규 등록 인원이 2019년 324명에서 2020년 85명, 2021년 15명 등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정착률(13회)이 27.8%에서 21.2%, 6.7%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생명보험 업계 전체 평균은 34.0~37.0%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DGB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내년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수익성 기여도를 철저히 분석해 판매량 등 외형적 수치보다는 질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에 맞춰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라면서 “내년 이후에는 변액연금 보험과 보장성보험 투트랙 전략을 가동해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기반으로 수익성 극대화에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