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은주성 기자] IBK투자증권이 스팩(SPAC)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연간 3개의 스팩을 상장시켰던 IBK투자증권은 올해 최대 5개의 스팩이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게다가 스팩 합병상장도 연이어 성공하면서 스팩 시장에서 대형 증권사 못지않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IBKS제21호스팩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이는 IBK투자증권의 올해 마지막 스팩 상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스팩이 증시 상장까지 3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21호스팩도 이르면 올해 안에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IBK투자증권 본사. (사진=IBK투자증권)
앞서 IBK투자증권은 스팩 제도가 도입된 2010년에 처음으로 IBKS제1호스팩을 선보였다. 이후 2014년부터 해마다 1~3개의 스팩을 상장시켜왔다. 연간 기준으로는 2016년과 2018년 각각 3개의 스팩을 상장시킨 것이 가장 많은 수치였다. 올해는 스팩 상장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이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특화 증권사로 중소기업의 상장, 자금조달 등을 돕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중소기업특화 증권사 제도는 금융위원회가 2016년부터 중소기업 관련 기업금융업무에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를 육성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IBK투자증권은 제도 도입 이후 4차례 연속으로 중소기업특화 증권사로 선정됐다. 또 조직개편을 통해 IB부문과 구조화사업을 합치고 신기술투자조합을 운용하는 등 기업금융업무 역량 강화를 꾀하기도 했다.
특히 IBK투자증권은 스팩 합병을 통한 우량 중소기업의 자본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 왔다. 스팩 합병상장은 직상장과 달리 수요예측과 공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절차가 간소하고 시장 변동성의 영향이 적어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중소형 기업의 상장통로로 주로 활용된다.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직상장 분야는
미래에셋증권(006800),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005940),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IBK투자증권은 대형사 못지않은 스팩 합병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스팩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IBK투자증권보다 스팩을 많이 상장시킨 곳은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정도에 불과하다.
스팩 합병 성공률도 뛰어나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2년 2월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스팩 220개 가운데 합병에 성공한 스팩은 112개다. 성공률은 50.1% 정도로 절반 정도의 스팩이 합병대상을 찾지 못한다는 뜻이다.
스팩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는 상장수수료, 청약수수료, 합병자문수수료 등의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공모자금이 정해져 있는 만큼 공모흥행 부담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 스팩발기인으로 참여하면 초기자금 투자를 통한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에는 추가적인 스팩 상장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라며 “꾸준한 스팩 상장과 넓은 중소·중견기업 풀을 기반으로 100억 내외의 자금조달을 필요로 하는 회사를 모색 및 지원하며 자본시장의 건전한 성장에 기여하는 중소·중견기업의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