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은주성 기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두 번째 ETF(상장지수펀드) 상품 출시를 추진하면서 ETF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신규 ETF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상품이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올해 3월 처음으로 ETF 시장에 진출했는데 증시 침체의 영향으로 부진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거래량이 준수한 데다 기초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의 성격에 맞게 기초지수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는 운용능력을 보이면서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071050) 계열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올해 안에 신규 ETF 상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실적 추정치가 높아지고 있는 가치주 등에 주로 투자하는 테마형 ETF 상품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에는 11~12월쯤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규 ETF 역시 액티브 ETF 상품으로 파악된다. 패시브 ETF가 단순히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인 반면 액티브 ETF는 적극적 운용을 통해 기초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올해 3월 처음으로 ETF 상품을 선보이면서 ETF 시장에 진출했는데 이 역시 액티브 ETF였다.
한국투자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투자금융지주)
최근 3개월간 VITA MZ소비 액티브 ETF 상품은 모두 554만2621주가 거래됐다. 이는 액티브 ETF 상품 가운데 12번째로 많은 수치다. 6개월간 기준으로 살펴보더라도 1130만4486주가 거래돼 액티브 ETF 가운데 8번째로 거래량이 많았다. 실제 약 80여개의 액티브 ETF 가운데 대형 운용사의 일부 ETF 상품들조차 하루 거래량이 100주도 되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준수한 성과로 볼 수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올해 처음으로 ETF 시장에 진출하면서 ‘VITA’ 브랜드를 출시한 만큼 브랜드 인지도가 삼성자산운용 KODEX,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KB자산운용 KBSTAR 등과 비교해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거래량을 유지하면서 고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올해 3월 출시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거래량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이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9월 한 달 동안 MZ소비 액티브 ETF 상품을 거래하는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다시 한번 거래량 회복을 꾀하기도 했다.
수익률은 부진하다. 상장 이후 MZ소비 액티브 ETF 주가는 29.06% 떨어졌다. 금리상승 등으로 코스피지수가 2년여 만에 2200선이 붕괴되는 등 증시 침체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같은 기간 기초지수인 ‘FnGuide MZ소비 지수’가 33.57%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치다. 패시브 ETF가 기초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것과 달리 액티브 ETF는 운용역량을 통해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일부 운용사들이 액티브 ETF와 관련해 기초지수보다 더 낮은 수익률을 보이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는 반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첫 ETF 상품임에도 기초지수 대비 4.5%포인트 초과수익을 기록하면서 운용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가치투자 운용사로 꼽혀왔다. 하지만 가치주에 대한 시장의 외면이 지속되면서 실적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가치투자 대부로 평가받는 이채원 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가 2020년 말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이후 대표로 선임된 이석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단순히 저평가된 주식 외에 미래가치가 기대되는 성장주, 대형주 등으로 가치투자 개념을 넓히면서 수익성 회복에 나섰다. 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최초의 공모주 펀드, 액티브 ETF 상품을 출시하는 등 운용전략과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석로 대표 취임 첫해인 2021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순이익 68억원을 내면서 2020년(53억원)에 비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2022년 상반기 순이익은 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8% 감소하면서 수익성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내 ETF 시장은 2002년 개설돼 올해 20주년을 맞이했다. 시장규모는 순자산총액 기준 76조원을 넘어서면서 무려 215배 성장했다. 향후에도 ETF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ETF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간다면 실적에 보탬이 될 수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안에 신규 ETF를 출시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라며 “이 외에도 다른 테마의 ETF 출시를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