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LX하우시스(108670)가 원자재 가격 급등에 직격탄을 맞으며 재무상태가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이 쪼그라들며 부채비율이 상승하고 현금 보유고는 줄어들었다. 다만 노후 주택 누적, 홈 리모델링 시장 확대 등을 고려하면 향후 수요는 견조 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X하우시스의 올해 2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17.7%다. 지난 2019년 말 180.1%였던 부채비율은 2020년 말 184.9%로 올랐고, 2021년 말에는 195%로 올랐다. 그러다 올해 200%를 넘어선 것이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200% 이상이면 재무건전성 위험 상태로 평가된다.
이는 LX하우시스가 투자 비용을 확대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LX하우시스의 주요 상품인 창호와 바닥재 등의 주요 원재료이자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염화비닐(PVC) 가격은 유가의 영향을 받는다. 최근 고유가 기조에 따라 PVC 가격도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지난 2020년 kg당 1130원이었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1847원까지 올랐다.
다른 주요 원재료인 가소제(DOTP) 가격도 2020년 1406원에서 올해 상반기 2284원까지 상승했으며,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의 가격 또한 2020년 1700원에서 상반기 2510원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건자재 관련 총 원재료 매입액은 지난해 상반기 262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420억원으로 1년 새 795억원 늘어났다.
원자재 가격 급등 탓에 매출 확대에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LX하우시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8099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8.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8.4%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 상반기에는 당기순이익 194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당기순손실 507억원을 냈다.
올해 상반기 기준 LX하우시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6억원으로 지난해 말(2222억원) 대비 196억원 감소했고, 2분기 잉여현금흐름(FCF)도 –961억원을 기록하는 등 재무상황도 좋지 않다.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면 창출한 현금만으로 고정자산투자 금액을 감당하기 어려워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그러나 홈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LX하우시스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말 기준 전국의 20년 이상 30년 이하 노후 주택은 550만호,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는 360만호로 2015년 대비 각각 22%, 35% 증가했다. 특히 노후 아파트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로는 지난 정부 5년간 강화된 재건축 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진=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이번 정부에서 관련 규제가 완화돼 정비 물량이 증가한다고 해도 통상적으로 재건축 사업에는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걸린다. 또한 1980년대 이전에 지어진 저층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은 이미 재건축됐거나 재건축을 진행 중이며, 남아 있는 수도권 내 노후 아파트들은 재건축하기에 층수가 너무 높아 수익성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사업 진행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홈 리모델링 수요는 향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원격 교육 등이 활성화되면서 단순 주거 공간이었던 집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다는 점도 홈 리모델링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 2018년 14조원이었던 국내 홈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21년 18조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오는 2026년까지 2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 25조원에 이르는 홈 리모델링 전체 시장 규모 중 LX하우시스가 확보할 수 있는 시장 점유율을 10%로 가정한다면 관련 예상 매출액은 약 2조5000억원이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X하우시스는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히 성장한 인테리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 하반기에 욕실/부엌 시공 패키지를 출시하며 인테리어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라며 실적 성장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지난 5년간 누적된 910만호의 20년 이상 노후 주택은 긴 시간이 소요되는 재건축 사업의 특성상 리모델링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며 "게다가 코로나19로 촉발된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인식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 엔진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LX하우시스는 원가율 개선을 포함해 이 같은 수요 확대에 힘입어 향후 수익성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향후 토탈 인테리어 사업 성과 창출 가속화,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원재료 가격 및 환율 상승 영향 최소화를 위한 원가 개선 활동 등을 추진해 수익성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