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식 CEO 신사업 간담회 개최…“2027년까지 비통신 비중 40%” 공언아직 미미한 비통신 신사업 매출…4대 콘텐츠 중심 신사업 가속화커넥티드카 등 고부가가치 투자…"하반기도 낮은 성장 가능성" 평가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5G 보급화에도 점유율 반전에 실패하며 만년 3위 꼬리표를 떼지 못한
LG유플러스(032640)가 비통신 사업 육성에 열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3대 이동통신사 중 ‘탈 통신’에 가장 늦게 뛰어든 LG유플러스는 올해부터 속도를 높여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려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양새다. 취임 당시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 온 황현식 대표는 2027년까지 현재 20% 수준인 비통신 사업 매출을 4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5일 LG유플러스 IR 자료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올해 상반기 신사업을 포함한 비통신 분야(기업인프라) 매출은 7656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업인프라 사업군 매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통 사업인 기업회선(3874억원)으로 해당 사업군 매출의 절반 이상(50.5%)을 차지하고 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통신 매출 비중은 기업인프라 매출을 포함해 전체 매출액의 약 20% 수준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가장 늦게 ‘탈 통신’에 뛰어든 후발주자로 꼽힌다. 경쟁사인
KT(030200)의 경우 매출의 약 40%를 비통신 사업에서 내고 있고,
SK텔레콤(017670) 또한 사업부문 분사, 신설 사업법인 설립 등 조직을 개편하며 신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비통신 매출 비중은 20%에 불과하지만, 올해 상반기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주축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사업 매출만 해도 7352억원에 달한다.
LG유플러스는 2015년 ‘뉴 라이프 크리에이터(New Life Creator)’라는 비전을 앞세워 비통신 사업 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첫 LG유플러스 내부 출신 사장인 황현식 대표가 지난해 취임하면서 신사업은 더욱 본격화됐다. 황 대표는 취임 당시 2025년까지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후 스마트팩토리·스마트스테이션을 구축하는 한편, UAM(도심항공교통)·스마트항만 등 B2B(기업간기업) 및 B2G(기업과정부) 영역을 확장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CEO가 15일 서울 중구 엠버서더 풀만 호텔에서 열린 신사업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IB토마토)
최근에는 구독 서비스를 비롯한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황 대표는 15일 서울 중구 엠버서더 풀만 호텔에서 미래성장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와 관련한 신사업 의지를 밝혔다. 4대 플랫폼(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케어·웹3.0)을 기반으로 비통신 사업 매출을 2027년까지 40%, 기업가치는 12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이다. 현재 LG유플러스의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이 20%, 기업가치는 6조원 수준이다.
구체적으로는 놀이 플랫폼의 경우 LG유플러스가 제공하고 있는 콘텐츠와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에 라인업을 확대하고, U+tv에 실시간 채널, OTT 데이터를 통합해 다양한 OTT를 접할 수 있는 OTT TV를 구축하겠단 것이다. 특히 최근 공들이고 있는 메타버스 사업을 확장해 스포츠, 아이돌 영역에서 글로벌 콘텐츠를 생산하겠단 구상이다. 가상현실(VR) 라이브를 비롯해 확장현실(XR) 등의 신기술을 접목하는 점이 특징이다.
성장케어 플랫폼에선 키즈콘텐츠인 ‘아이들나라’를 키즈 OTT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터렉티브 학습 콘텐츠를 통해 아이들과 부모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하고, 교육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유치원 등 B2B 교육솔루션 시장을 공략하고, 차세대 기술인 웹 3.0을 적용해 글로벌 진출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신사업 전담 조직을 강화할 계획도 두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AI(인공지능) 개발과 데이터 사업을 전담하는 CDO(최고데이터책임자) 관련 조직을 신설했고, 현재는 CIC(사내독립기업)를 통해 내부에서 발생하는 아이디어를 신사업에 적용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황현식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독립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며 “내부적으론 CIC 체계를 강화하면서 ‘인피니스타’라는 조직을 만들었고, 내부 아이디어가 상품·서비스화될 수 있도록 조직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신사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재무건전성 개선 여부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유무선 사업에 대한 투자(5G 설비투자 및 LG헬로비전 인수 등)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있는 상태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에만 R&D(연구개발)에 632억원, CAPEX(설비투자)로 9725억원을 각각 투입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R&D 비용은 68% 늘었고, CAPEX는 12.6% 불어났다.
실제 LG유플러스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8년 103.4%를 기록한 뒤 2019년 144.1%, 2020년 139.8%, 지난해 143.4%, 올 상반기 139.5%로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M&A(인수·합병) 여파로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 또한 2018년 21.3%에서 지난해 36.5%, 올해 상반기 37.2%로 악화됐다.
LG유플러스는 하반기부턴 실적이 회복돼 신사업 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5G 순증 가입자 수가 둔화된 영향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최근 정부로부터 20메가헤르츠(MHz) 주파수를 확보해 11월부터는 5G 서비스 품질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플러스 3.0’을 이끄는 콘텐츠 사업과 별개로 커넥티드카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도 발을 들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스마트카 SW(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비고에 72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LG유플러스는 지분투자를 통해 오비고가 보유한 완성차 고객군을 활용, 스마트모빌리티 인포테인먼트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겠단 계획이다. 미국에는 투자 법인(LG UPLUS FUND I LLC)을 설립해 총 302억원을 출자하는 등 스타트업 투자를 통한 미래 사업 의지도 밝히고 있다.
김아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기업인프라 솔루션 부문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IDC(인터넷데이터센터)의 경우 내년 하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는 평촌2센터가 오픈하기 전까지 큰 폭의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밖에도 (주요 매출처인) 무선 매출은 하반기에도 낮은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 서비스 수익의 성장 속도 또한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등) 재무적인 추이에 대해선 파악하고 있지만, 현재 통신기반 사업이 안정돼 있고, 현금창출력도 충분하기 때문에 신사업 관련 투자 및 연구개발 등에 대해선 전혀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며 “11월부터 5G 주파수 추가 할당이 반영되면 기존 가입자들의 서비스 품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5G 품질 우위를 점하고, 신사업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