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하영 기자]
한국전력(015760)공사(한전)가 장기간 전력구매대금을 인상하지 못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결책으로는 사채발행한도를 상향과 공급원가를 기준으로 전기요금이 산정되는 원가주의원칙이 요구된다.
13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한전 및 발전자회사에 대한 주요 이슈 점검’ 보고서를 통해 주요 자금조달원인 사채발행 제한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전이 작년에 이어 올해 결손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단기간 내 현 사채발행한도에 도달할 거란 평가다.
(사진=한국신용평가)
한신평에 따르면 한전은 실적 악화로 현금창출이 제약돼 전력구매대금 확보를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특수채(한국전력공사채권) 발행을 크게 늘렸다. 현행 한국전력공사법상 사채발행의 한도는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로 정한다. 한신평은 한전이 조만간 결손금 확대로 사채발행한도에 도달할 거라 판단했다.
한신평이 한전의 구체적인 사채발행 규모를 분석한 결과 내년부터 추가사채 발행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한전의 금년 사채발행한도는 작년 말 자본금 및 적립금 규모를 고려할 때 92조원이다. 금년 6월 말 기준 한전의 별도기준 장기사채 잔액은 50조원 수준으로로 발행여력 및 자구노력 등을 고려할 때 금년 내에 사채발행한도에 도달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올해 연간 별도기준 당기순손실이 15조원 내외로 발생할 경우 내년 사채발행한도는 2021년 말 대비 30조원 줄어든 60조원 내외로 축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사채발행한도 기준을 초과해 추가 사채발행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이 대안으로 한신평은 “한전과 유사한 시장형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 및 한국가스공사의 사례를 고려할 때 공사 사채발행한도의 상향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및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사채발행한도가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4배로 정해져 있다.
또 다른 해결책으로는 원가주의원칙이 언급된다. 한전의 영업수익성 악화는 에너지 변동 및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가중된 원가부담, 급격한 원가상승에도 제약된 가격 전가력에 기인한다. 이 때문에 한신평은 “근본적으로 적자구조를 탈피하려면 공급원가를 기준으로 전기요금이 산정되는 ‘원가주의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