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수정 기자] 우리은행이 리스크에 대비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부실 완충력을 개선했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금리 상승과 코로나19 관련 민생지원 종료로 잠재적 부실 우려가 커진 가운데, 선제적 충당금 적립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250.3%다.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대손충당금을 고정이하여신 금액으로 나눈 것으로, 은행이 부실여신의 충격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시중은행 평균 대손충당급적립비율이 241.8%인데, 우리은행은 이를 훨씬 웃돌았다.
작년 기준으로는 타행 대비 부실 여신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률이 205.5%로, 시중은행 평균(216.5%)을 밑돌았다. 우리은행은 이익 규모가 감소할 수 있음에도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아 일정 수준의 완충력을 확보했다.
금리 상승 등으로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될 수 있고, 코로나19 취약업종에 대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이달 말 종료된다. 이에 따른 잠재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적립한 것이다.
지형삼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향후 코로나19 취약 업종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으나, 정부의 적절한 금융지원 출구전략 관리,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정책과 국내 소비심리 개선,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은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은행의 보수적인 여신정책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시행 등으로 대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둔화될 전망이다.
한편, 상반기 말 기준 우리은행의 차주별 원화대출금 비중은 기업대출이 47.5%, 가계대출이 51.5%다. 가계 대출 잔액은 136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138조8210억원 대비 감소했다. 차주단위DSR 2단계 시행에 따른 것이다.
김경근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LTV 규제 완화 정책이 생애최초 구매자에게만 적용된다는 점, 7월부터 시행된 3단계 DSR규제 등으로 가계 여신은 감소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라고 평가했다.
김수정 기자 ksj02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