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하영 기자]
대한항공(003490)의 모회사 한진그룹이 대규모 유상증자와 송현동부지 매각 등 적극적인 자구책으로 재무완충력이 확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020560)(아시아나) 인수대금을 넘어서는 규모로 유동성을 확보했다.
1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한진그룹 분석보고서’에서 정책적 지원과 자구계획 이행을 통해 그룹의 재무완충력이 확충됐다고 분석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코로나 팬데믹 초기 항공업계는 수요의 급격한 저하와 예약 환불 등으로 인한 현금 유출, 자금시장 경색 등이 일어났다. 이에 한진그룹은 유동성 대응 우려가 높았으나, 정책자금 지원과 자체 자구계획 이행을 통해 유동성 위험이 완화되고 사내 재무완충력이 확충되었다는 평가다.
정책자금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현재까지 2조원가량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칼에 아시아나 인수용으로 2020년 12월 산업은행 3자 배정 증자 5000억원과 산업은행이 인수한 교환사채 3000억원 등 8000억원 상당이 지원됐다.
대한항공에는 유동화차입금 및 영구채 인수, 고용유지 지원금 등으로 약 1조4000억원이 지원됐다. 1~2조원의 기간산업안전기금(기안기금)은 필요 시 대한항공이 신청할 수 있으나 아직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내 자구계획으로 만든 자금이 지급된 정책자금의 3배를 넘는 6조6000억원을 만들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한진칼은 제동레저 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5230억원을 조성했다. 대한항공은 2번의 유상증자를 비롯해 사택과 송현동 부지 매각, 기내식·기판사업 매각으로 6조원 넘는 유동성을 창출했다. 이는 아시아나 인수대금 규모로 예상되는 1조8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한기평은 그룹의 전반적인 재무안정성도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최근 진행된 적극적인 자구계획 이행으로 차입부담이 완화되고 재무구조가 개선돼서다. 그룹의 차입금 규모는 2019년말 19조8000억원에서 2022년 3월말 15조6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동기간 부채비율도 613.3%에서 286.1%로 줄었으며, 차입금의존도도 60.9%에서 47.6%로 떨어져 재무안정성지표도 개선효과를 보였다. 차입금 내역도 올해 1분기 기준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8% 수준이며 항공기 대여에 필요한 리스부채가 42%를 차지해 안정적이다.
(사진=한국기업평가)
한기평 관계자는 “주력인 항공운송부문의 안정적인 실적 시현을 바탕으로 그룹 전반의 영업실적 및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항공여객사업의 정상화까지는 추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나, 단계적인 리오프닝 과정에서 항공화물사업의 이익창출과 여객 펜트업 수요를 기반으로 항공운송 부문의 양호한 실적 시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한진그룹의 항공운송부문 영업이익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086억원에 비해 2021년 1조2327억원으로 6배 가까이 늘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