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삼성카드(029780)가 카드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보수적 리스크 관리 기조로 선제적인 대응 능력을 제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다른 카드사보다 자본을 많이 쌓아두면서 조달비용에 대한 부담도 덜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해 상반기 연체채권비율(금융감독원 기준)이 0.7%로 지난해 말(1.0%) 대비 0.3%p 하락했다. 자산건전성 분류 대상이 되는 채권은 25조2780억원에서 27조941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실질연체채권은 2528억원에서 1994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요주의이하여신과 고정이하여신의 규모도 줄었다. 요주의이하여신은 8125억원으로 250억원 감소했고, 고정이하여신은 1409억원으로 635억원 하락했다. 이에 따라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기존 3.4%에서 3.0%로 0.4%p 내려갔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에서 0.5%로 0.3%p 개선됐다.
충당금적립률(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은 지난해 말 368.5%에서 올 상반기 477.2%까지 상승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회사는 코로나 이후 불안정한 경기 전망에 따라 보수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려왔던 터였다.
신용평가사들은 삼성카드가 카드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삼성카드는 연체채권비율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모두 업계서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
올 상반기 기준 신용카드사 7곳(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의 자산건전성 지표 평균값은 △연체채권비율 1.1% △요주의이하여신비율 3.6% △고정이하여신비율 0.7% △충당금적립률 379.1% 등으로 집계된다.
삼성카드는 재무건전성 지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다. 실질연체채권은 2018년 2947억원으로 3000억원에 달했는데 규모를 계속 줄여가면서 지난해 2528억원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도 2349억원에서 2044억원으로 하락했다. 연체채권비율은 1.4%에서 1.0%로 내려갔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1%에서 0.8%로 떨어졌다.
김석우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정책과 높은 커버리지 수준 등을 감안하면 매우 우수한 자산건전성을 보유하고 있다”라면서 “중장기적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위험에 대해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삼성카드 본사 전경 (사진=삼성카드)
재무건전성뿐만 아니라 자본적정성 부문에서도 삼성카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자본적정성 관련 수치 역시 업계에서 최고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특히 레버리지배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이 경쟁사 대비 월등한 상태다.
삼성카드의 레버리지배율은 올 상반기 기준 3.8배다. 총자산은 28조8261억원이며 이 가운데 자기자본은 7조5908억원이다. 레버리지 관련 규제 완화로 한도가 확대되면서 해당 지표가 다소 저하됐지만 여전히 업계서 가장 낮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평균 레버리지배율은 5.9배로 확인된다.
자본완충력배율(8.0배)과 조정자기자본비율(29.6%)도 경쟁사들보다 우수하게 나온다. 업계 평균 수치는 각각 5.6배, 19.6%로 나타난다. 이는 수치가 높을수록 자본의 적정성 측면에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높은 수준의 자기자본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조달 여건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카드업계 조달 여건도 저하되고 있는데, 신규조달 금리가 만기도래 차입금리를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평균 조달비용률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아직 카드사별 평균 조달비용률 상승 속도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라면서도 “삼성카드는 업계 대비 레버리지 수준이 크게 낮아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민감도가 다른 카드사보다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사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라면서 “이에 따라 카드사업을 더욱 안정성 있게 운영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