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화손해보험(000370)이 자본조달 구조에서 하이브리드채권(신종자본증권) 비중을 비교적 높게 가져가면서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특히 자기자본 대비 신종자본증권 비중이 손해보험 업계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그만큼 지급여력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기준 자본성증권을 통해 총 1조680억원(액면금액)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발행 내역은 후순위채권이 7280억원이고 신종자본증권은 3400억원이다.
구체적으로 후순위채는 지난 2016년 6월 1280억원(7년물)에 이어 2018년 10월 3500억원(10년물)을 발행했으며, 올해 3월에는 2500억원(10년물)을 확충했다.
신종자본증권으로는 2018년 7월 1900억원을 발행한 이후 올해 5월 1500억원을 새롭게 조달했다. 회사는 오는 9월 중으로 신종자본증권을 추가 발행해 자금 85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손해보험이 자본성증권 발행에 속도를 내며 자금 조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RBC비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RBC비율은 2020년 221.5%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176.9%로 떨어졌다가 올해 상반기 135.9%까지 하락했다. 금융당국은 RBC비율이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보험사에 권고하고 있다.
RBC비율은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을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인데, 한화손보는 특히 해당 계산식에서 분모인 요구자본의 규모가 늘면서 RBC비율 수치가 낮아졌다.
상반기 기준 가용자본 금액은 2조178억원으로 지난해 말인 1조9487억원에 비해 691억원 증가한 반면 요구자본은 같은 기간 1조1017억원에서 1조4852억원으로 3835억원 늘었다. 이는 요구자본 항목에서 금리위험액이 3664억원에서 841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자본성증권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면 기본자본(신종자본증권)이나 보완자본(후순위채)으로 인정되고 결과적으로 가용자본에 포함돼 RBC비율을 개선할 수 있다.
다만 최근 기준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채권 발행에 따른 이자율도 상승하고 있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일반적으로 30년 이상이고 발행사 선택에 따라 상환되지 않는 경우 자동적으로 연장되기 때문에 금리가 높게 책정된다.
한화손해보험 본사 전경 (사진=한화손보)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한화손해보험은 자기자본 대비 하이브리드증권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추가적인 발행에서 부담이 존재한다”라면서 “자본 대비 과도한 자본성증권 발행은 이자 부담을 확대하고 이익창출력과 지급여력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금리가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배당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손해보험은 이미 올해 상반기 기준 이자비용이 152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113억원에 비해 34.5%(39억원) 증가한 상태다. 지난 5월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의 표면이자율도 5.90% 수준으로 나타나는데, 차후 발행하는 증권은 이자율이 6.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한화손해보험은 하이브리드 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편인데, 규제 방어 차원에서 발행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실적에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다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우에는 외부 차입금 비중이 높아지고 수익성 방어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리 상승 영향으로 이자율을 높게 빌리는만큼 이자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운용자산이익율도 높게 가져갈 수 있다”라면서 “이를 통해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