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롯데건설이 최근 차입규모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우발채무로 인한 잠재적인 재무부담도 과중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무여력, 그룹의 직간접적 지원 가능 등 긍정적인 요인을 감안했을 때, 양호한 재무안정성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2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영업현금흐름이 최근 감소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준공 사업장에서의 분양 및 공사대금 유입을 바탕으로 지난 2018~2020년 평균 약 3000억원 내외의 양호한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해왔다.
그러나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중단으로 인한 분양 지연 여파와 더불어 주택사업 규모가 확대됨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 증가, 시행사 및 조합에 대한 영업보증금 지급 등으로 영업현금흐름이 2021년 –2182억원, 올해 상반기 기준 –1531억원으로 낮아졌다.
또한 종속회사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투자 및 관계회사의 해외법인에 대한 추가 출자 등 해외사업 관련 자금 소요가 발생하면서, 자금조달전현금흐름의 경우에도 2021년 -4457억원, 올해 상반기 기준 -3535억원으로 이전 대비 크게 저하됐다.
이러한 가운데 리스부채 추가 인식(올해 6월 말 996억원) 등 회계기준(K-IFRS) 변경에 따른 효과로 올해 6월 말 총차입금이 약 1조6000억원으로 증가하고, 부채비율은 155.3%를 기록하는 등 재무안정성이 다소 악화됐다.
향후 해외법인 투자 및 개발사업에 따른 자금 소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추가적으로 차입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설명했다.
다만, 진행사업장에서의 기성대금 회수를 통해 중단기적으로는 현 수준의 양호한 재무안정성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우발채무로 인한 잠재적인 재무부담도 과중한 수준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시행사에 대한 직접적인 PF지급보증은 3214억원으로, 일부 개발사업에 대한 지급보증 소멸 등에 따라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비사업에 대한 지급보증 약 1조1000억원, 민간개발사업 관련 자금보충약정 약 4조4000억원 등 변형된 PF보증 규모가 크게 증가했음을 감안하면, 잠재적인 재무부담은 자본완충력 대비 과중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수원반정2, 오산양산동 공동주택 등 신규 사업장과 더불어 마트수지점 개발 및 마곡MICE복합개발사업 등 기존 사업장과 관련해 2020년 말 대비 약 2조6000억원 내외의 자금보충약정이 추가로 증가했다. 또한 마곡MICE복합개발사업 관련 약 1조원에 달하는 수준의 금액이 책임준공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으로 들어오면서 관련 잔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금보충약정이 체결된 사업장의 경우 현재까지 분양을 개시한 사업장 중 대구본동 주상복합(보충금액 956억원)을 제외하고 모두 우수한 분양성과를 기록했으나, 아직 분양을 개시하지 않은 민간개발 사업장과 관련한 약정금액이 약 2조9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다만 롯데건설은 올해 6월 말 장부가액 기준으로 5265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비롯해 장부가액 기준 약 1조원 내외의 자체적인 재무여력(토지·건물 및 투자부동산, 장단기투자증권,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사모사채, 상환전환우선주 발행 등의 대체자금조달 경로를 보유하고 있고, 롯데그룹 계열사로서 대외신인도를 감안하면 롯데건설의 재무적 융통성은 인정되는 수준이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시행사에 대한 PF지급보증 외에도 민간개발사업 관련 자금보충약정 규모 추이 및 현실화 가능성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라며 "또한 관련 약정이 제공된 사업장에 대해 사업 진행 경과 및 분양성과, 차입금 상환 추이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건설의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부여했다. 해당 신용등급은 계열사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1노치 상향 조정된 것이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