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아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반도체 챙기기에 나섰다.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를 살피는 한편, 사장단 회의를 열고 현안을 논의했다. 오는 2028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자해 첨단 연구단지를 조성하는 등 반도체 사업 광폭 행보를 시작할 계획이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용인 소재의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 기공식 이후에는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의 간담회 및 DS부문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삼성전자가 기흥에 새로 건설하는 반도체 R&D단지는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시설로 조성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중순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라인을 포함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약 20조원을 투자한다. R&D 단지는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R&D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반도체연구소에서 열린 DS부문 사장단 회의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주요 현안 및 리스크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 진척 현황 ▲초격차 달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경계현 DS부문장은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들이 스스로 모이고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기회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조직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올해 2월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3대 중심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지배구조 개선을 꼽았다.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가 오너일가→
삼성물산(028260)→
삼성생명(032830)→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이 부회장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뒤 지분을 상속받아 삼성생명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다만 현재 국회에 발의된 삼성생명법(보험업법개정안)이 통과되면 보유지분이 총 자산의 3% 이내에 속하도록 정리해야 한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우려도 해결해야 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경제 침체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재고자산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기준 재고자산은 52조922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넘겼다. 전년 동기(33조5924억원)에 비해선 55.1%가 늘어난 수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고 증가는 업황 회복을 위해선 필수적인 과정이며 업황 부진 또한 2019년 수준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엔 반도체 산업이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출하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내년 1분기부터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추세적인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