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하영 기자]
현대모비스(012330)가 소문만 무성했던 자회사 설립 이유로 생산과 연구의 효율화를 언급했다. 주주들이 걱정하는 자회사 분할 후 상장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추진 계획이 없음을 확실히했다.
현대모비스는 18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현대모비스는 모듈과 부품 제조 영역을 전담할 2개의 생산전문 통합계열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라며 “현대모비스가 법인설립 후, 100%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고 밝혔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대모비스가) 100% 소유하는 계열사로 연결 기준 매출 영업이익에도 변동이 없다”라며 “(자회사 상장 등을) 고려하고 추진하는 것도 아니고 현재로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입장문에서 현대모비스는 유독 ‘지분 100% 보유’ 측면을 강조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중심 사업을 물적분할 후 자회사로 상장하는 경우가 많아 주주를 안심시킬 측면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 용인 기술연구소.(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의 이번 통합계열사 신설로 기존에 생산전문 협력사를 통해 운영해 오던 국내 모듈공장과 핵심부품공장이 2개의 생산전문 통합계열사로 각각 통합된다.
울산과 화성, 광주 등지의 모듈공장 생산조직은 모듈통합계열사(가칭)로, 에어백·램프·제동·조향·전동화 등 핵심부품공장 생산조직은 부품통합계열사(가칭)로 재배치된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이번 통합계열사 설립은 미래 모빌리티 부문과 제조 부문을 분리해 각각의 전문성을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차원이다. 신설 계열사들은 각각 독립 경영체제로 운영되며 현대모비스의 주요 제품 생산운영에 최적화된 제조와 품질역량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사측에 따르면 그동안 현대모비스는 사업규모가 커지며 미래 모빌리티 기술과 부품제조 경쟁력 확보 역량을 동시에 개발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자회사 설립으로 체질개선이 진행돼 사업가치 재평가에도 긍정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9월 임시이사회를 통해 신규법인 설립 안건을 최종 승인하고, 오는 11월 생산전문 통합계열사를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 전략도 지속적으로 수행할 방침이다. 자율주행과 전동화 등 미래 모빌리티 투자와 올해 초 발표한 주주환원정책 기조도 동일하게 유지할 계획이다.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9월 이사회 상정 후 자회사 설립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이질적인 사업부를 가지고 있어 사업구조 개편의 필요성이 높다”라며 “이번 계획대로 사업구조가 개편 될 경우, 생산보다 R&D에 집중하는 사업구조를 통해 비계열사 수주 확대와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이번 루머를 지배구조 전환을 위해 의도적으로 기업가치를 낮추려는 의도 혹은 알짜 사업을 물적분할한 후 IPO해 지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 등으로 오해했다”라며 “이번 결정은 ‘불법 파견’논란을 벗어나기 위해 생산 전문 자회사를 신설하고, 생산 안정화를 이루려는 일환이다”라고 해석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