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동양생명(082640)이 저축성보험 구성에서 금리연동형 상품의 비중을 줄이고 금리확정형을 크게 늘리는 포트폴리오 단기 조정에 나섰다. 금리 상승기에 적용 가능한 맞춤형 자산운용 전략으로 이차마진을 얻겠다는 계산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올해 2분기 일반계정 기준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가 5731억원으로 전년 동기(3628억원) 대비 58.0%(2103억원) 증가했다. 지난 1분기(2539억원) 대비로는 125.7%(3192억원) 늘었다.
특히 제로(0) 수준이었던 금리확정형 상품의 규모와 비중이 눈에 띄게 커졌다. 2분기 기준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 구성은 금리확정형이 3550억원(62.0%), 금리연동형이 2177억원(38.0%)으로 집계된다. 금리확정형 수입보험료는 지난 1분기 규모가 1억원 정도였고 지난해 2분기에도 5억원에 불과했던 터였다. 저축성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04%, 0.14% 수준이었다.
올해 상반기로 기준을 넓혀보면 저축성보험의 수입보험료 8270억원 가운데 금리확정형이 3551억원(43.0%), 금리연동형이 4711억원(57.0%)으로 확인된다. 전년 동기(9219억원)에는 규모와 비중이 각각 12억원(0.13%), 9197억원(99.8%)이었다.
그동안 저축성보험을 대다수 금리연동형 상품으로 구성하면서 운영해 왔는데, 금리확정형 규모를 갑자기 늘리면서 금리연동형 비중은 반대로 감소하게 된 것이다.
동양생명은 내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저축성보험 규모를 줄이고 있는 상황으로, 저축성보험 전체 규모가 작아지고 있기 때문에 금리확정형을 늘리면 금리연동형은 필수적으로 줄어야 하는 구조다.
보험 포트폴리오에 일부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한 금리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고정된 금리(금리확정형)로 자금을 조달해 자산운용에서 마진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금리확정형 구조의 상품은 생명보험사들이 과거 고금리 시절에 외형을 키우기 위해 앞다퉈 팔았던 것으로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는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져 이차역마진의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저금리 이후 금리가 올라가는 시점에서는 새롭게 맺은 계약이 자산운용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IB토마토>에 “금리 자체가 과거에 비해 절대적으로는 아직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확정형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라면서 “최근 이러한 경향성이 나타나는 이유는 금리 인상기여서 그런 것인데, 조달한 자금에 적용되는 이율보다 향후 더 큰 이익률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한 측면에서 보험사가 많은 이익(이차마진)을 볼 수 있는 구간이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라면서 “자금조달이 필요하거나 이익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라면 이렇게 자금을 더 빨리 조달하고 운용해서 남는 마진만큼 가져가겠다는 입장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동양생명 본사 전경 (사진=동양생명)
현재 동양생명은 평균 부담이율이 3.55% 수준인 반면 운용자산이익률은 3.03%로 스프레드(이차역마진)가 –0.52%로 나타난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부담이율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운용자산이익률은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스프레드 역시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의하면 동양생명이 지난달부터 선보이고 있는 금리확정형 저축보험 상품인 '(무)엔젤확실한저축보험'의 경우 확정이율이 3.15%로 확인된다.
다른 보험사는 금리확정형 저축보험 상품의 확정이율이 △교보생명 3.05% △
한화생명(088350) 3.00% △ABL생명 3.00% △
삼성생명(032830) 3.00% △흥국생명 2.85~3.05% △하나생명 3.20% △KB생명 2.75% △푸본현대생명 2.20~3.00% 등으로 나타나는데, 동양생명은 하나생명과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의 이율을 제시하면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보험사 자산운용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라면서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라서 (금리확정형 저축성보험 확대가) 일시적으로 이뤄진 것이고, 이러한 양상을 계속해서 가져갈 생각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중의 자금을 모집해서 투자도 확대하고 이런 목적이 같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