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만 2조원 달했는데…2분기 현금성자산 7060억원스핀엑스 인수 부담 여전…금융비용 부담에 수익성 악화상반기 외화환산손실만 1536억원…신작 6종으로 승부수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과거 현금 부자로 불렸던
넷마블(251270)의 현금창출력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부진으로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전환한데다가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이어진 탓이다. 최근에는 신용등급이 하향됐고, 금융비용 부담도 커지면서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넷마블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7060억원으로 집계됐다. 1조3537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말보다 반년만에 47.8% 줄어든 수치다. 특히 총자산(10조1009억원) 대비 현금성자산의 비중은 6.99% 수준이다. 통상 현금성자산의 비중이 높을수록 재무적인 유동성이 좋다고 판단한다.
최근 5년 간 넷마블의 현금 규모는 줄어들고 있다. 2017년 1조9078억원이었던 넷마블의 현금성자산은 5년만인 지난해 말 1조3537억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 상반기 7060억원까지 줄었다. 탄탄한 현금창출력을 자랑했던 넷마블의 현금 곳간이 비어가고 있는 배경은 실적 부진, 대규모 M&A가 꼽힌다.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도 줄고 있고, 금융비용 등으로 지출하는 현금이 많아지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넷마블은 2017년 상장한 직후 카밤
코웨이(021240),
하이브(352820) 등 국내외 기업의 지분을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소셜 카지노 게임 개발사인 스핀엑스를 2.5조원에 인수하는 대형 딜을 진행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차입금으로 인한 비용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넷마블은 스핀엑스 인수를 위해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293490) 지분을 매각하고,
엔씨소프트(036570)·스핀엑스 주식담보대출로 자금을 마련했다. 실제 스핀엑스 인수를 전후로 넷마블의 재무건전성은 크게 달라졌다.
이 때문에 넷마블의 단기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262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8135억원까지 불어났다.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은 5393억원에서 5412억원으로 늘었다. 이로 인해 넷마블은 2분기에만 금융비용으로 1845억원, 상반기 누적 2649억원을 지출했다.
최근엔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가 거세지면서 외화차입금에 대한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넷마블이 상반기 입은 외환차손실은 74억원, 외화환산손실은 1536억원에 이른다. 외화환산손실의 경우 당초 수십억원 수준이었던 손실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히트작이 부재하면서 연결 실적도 쪼그라들고 있다. 넷마블은 올 2분기 매출 6606억원, 영업손실 346억원, 순손실 12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4.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적자전환했다. 특히 수익성을 갈음하는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5.3%를 기록했다. 전년동기(2.8%) 대비 마이너스 전환, 전분기(-1.9%)에 비해서도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업계에서도 넷마블의 재무건전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넷마블의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기존 게임의 매출이 저하된 가운데 신작 게임 출시가 지연되면서 사업실적 변동성이 확대됐고, 인건비 부담을 비롯한 비용 부담이 커져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이 이전 대비 저하됐다고 판단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어닝쇼크가 지나치게 많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현재 넷마블의 손익구조를 감안하면 슈퍼히트급 신작이 나오지 않는 이상 별다른 모멘텀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매출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2분기에 출시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 신작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외에도 자체 IP 기반의 블록체인 게임 ‘모두의마블:메타월드’을 포함한 신작 6종을 통해 하반기부터는 수익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