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국내 사업 24년 만에 적자…경쟁사 오뚜기에 ‘완패’
2분기 전체 영업이익 43억원…전년 동기 대비 75.4% 감소
안정적인 실적 기록한 오뚜기,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에 승부 갈려
공개 2022-08-16 17:27:35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6일 17:2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주리 기자] 농심의 2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며 국내 기준 2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경쟁사 오뚜기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상승하며 두 기업의 승패가 갈렸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4%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실적에서는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농심이 국내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사진=농심 제공)
 
2022년 상반기 농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4925억원, 영업이익 3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4%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5.4% 감소했다.
 
분기별로 나눠서 보면 2분기 매출액이 75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성장했음에도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75.4% 감소했다. 특히 국내에서만 38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2분기 별도기준(해외법인 제외 국내 실적)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며 전체 수익성이 악화됐다. 영업이익은 원부자재 및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원가부담 증가와 수출비용 등 각종 경영비용의 상승으로 인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심은 지난 8월 팜유와 밀가루 등 라면의 주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 경영비용 상승을 이유로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했다. 농심의 라면값 인상은 2016년 12월 이후 4년8개월만이었지만, 원자재 가격의 상승폭을 쫒아가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오뚜기 또한 지난해 라면값을 평균 11.9% 인상했다. 다만 오뚜기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5317억원, 영업이익 1067억2600만원의 경영 실적을 달성,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4.3% 올랐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4.5% 증가했다. 분기별로는 2분기 연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47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매출액은 78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농심의 사업 분야는 크게 라면과 스낵으로 나뉜다. 1분기 기준 농심 매출의 78.4%가 라면에서 창출된 반면, 오뚜기는 유지(16.2%), 양념소스(13.5%), 건조식품(12.2%) 등에서 수익을 냈다.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농심과 오뚜기의 영업실적을 갈랐다.
 
농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원부자재 가격 인상, 물류비 증가 등 각종 비용의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라며 “원부자재 중 특히 팜유와 소맥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보니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오뚜기의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 상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지 않다”라며 “그렇다보니 주요 원료인 소맥분, 팜유 가격 인상에 영향을 덜 받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영업이익이 나왔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상황을 지켜보며 그에 맞게 대응해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