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하영 기자] 경영 조기 정상화를 위해
쌍용차(003620)가 임직원 미지급 임금채권의 출자전환을 추진한다. 쌍용차는 임금채권을 출자전환한 금액만큼 부채를 줄일 수 있다. 또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KG컨소시엄도 인수대금을 300억원 증액해 상거래채권자들과 동반관계 구축에 힘을 쏟는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쌍용자동차 회생 전망을 밝혔다.
쌍용차는 오는 26일 회생계획안 인가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앞두고 경영정상화 조기 달성 일환으로 임직원 미지급 임금채권 출자전환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지난 달 28일 쌍용자동차 노사 및 KG컨소시엄 간의 고용보장 및 장기적 투자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한 3자 특별협약 체결 시 별도 세부 합의로 시행키로 했던 사안이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사진=쌍용자동차)
사측은 지난 10일 임금채권 출자전환 관련 내용을 담은 안내서를 임직원에 공지했으며, 희망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이번 출자전환은 2019년 이후 발생 연차 및 미지급 임금채권 약 1300억원 규모가 한도다. 접수 기한 내에 신청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출자전환 예상시기는 올해 10~12월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회생계획안에서 정하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신주 발행 시점이다. 회생절차 인가를 통해 상장 폐지 사유가 해소되면 임금채권도 곧바로 매매가 가능해진다. 쌍용차가 고평가 받을수록 임직원들이 받은 임금채권도 동반상승해 직원들의 근로 의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쌍용차의 가치는 신차 토레스 돌풍에 높아지는 추세다. 토레스는 1호차 인계 이후 2주 만에 2752대를 판매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쌍용차 생산 현장에서도 직원들이 토레스 돌풍을 이어가기 위해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비지땀을 흘렸다. KG컨소시엄의 주축을 이루는 KG그룹은 특근하는 쌍용차 직원들을 위해 아이스크림을 제공하기도 했다.
쌍용차는 임직원들의 임금채권 출자전환이 단순한 운영자금 추가 확보만이 아니라, 상생의 의지 표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고 판단했다. 실제 KG컨소시엄도 임금채권 출자전환 등록에 앞서 인수대금을 300억원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쌍용차는 KG컨소시엄의 이 같은 결정이 관계인집회 관련 상거래채권자들의 우려 완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쌍용차의 340여개의 협력사로 구성된 상거래채권자는 KG컨소시엄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인수대금에 300억원이 추가 투입되며 현금 변제율은 13.9%, 실질 변제율도 41.2%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지난 11일 상거래채권자들 대표인 상거래채권단은 회의를 열고 쌍용차 회생계획안에 동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상거래채권자들은 현금 변제율이 6.79%로 지나치게 낮아 회생에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측은 회생채권의 실질 변제율이 36.39%라 주장했지만 상거래채권자들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반발해왔다.
쌍용차는 회생계획안의 법원 최종인가까지 오는 26일로 예정된 관계인 집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관계인 집회에서는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동의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동의 ▲주주 2분의 1이상의 동의 등이 필요하다. 상거래채권자들이 쌍용자동차 회생에 동의하며 회생계획안 최종인가도 무난하게 통과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쌍용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쌍용차 임직원들은 2년간 임금 20% 삭감은 물론이고 3년간 복지 중단 및 노동조합의 무쟁의 확약도 했다”며 “이러한 임직원들의 애사심이 바탕이 돼 기업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장기적인 생존 토대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