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롯데카드가 그동안 순이익을 깎아먹었던 해외사업에서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며 분위기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해외 진출은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하면서 이익기여도가 부진했던 터였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해외 자회사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Lotte Finance Vietnam)’은 올해 하반기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빠르면 오는 9월(3분기) 이후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주춤했던 취급고가 올해 상반기 이후부터 빠르게 회복하고 있으며, 베트남 시장에서 리스크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검증되면서 본격적인 자산 증가세가 나타나 운영 효율성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간 롯데카드의 베트남 자회사는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해 왔다. 2019년 –77억원이었던 회사의 순이익 규모는 2020년 –168억원으로 손실 폭이 커졌다가 지난해에는 –131억원으로 다시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77억원으로 확인된다.
베트남 자회사 순이익이 롯데카드 전체 순익(별도 기준)에서 차지하는 이익비중은 2019년 –13.5%에서 2020년 –12.9%, 2021년 –5.4%로 감소했다. 다만 올해 1분기는 –8.8%로 나온다.
앞서 롯데카드는 2009년부터 대표사무소를 통해 베트남 진출을 추진해왔다. 이후 지난 2018년 3월 베트남 ‘테크콤뱅크(Techcom Bank)’ 소유의 ‘테크콤 파이낸스(Techcom Finance)’ 지분 100%를 840억원에 인수하면서 베트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사명을 현재의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으로 변경하고 영업 준비 기간을 거쳐 2018년 12월 할부금융대출을 시작으로 소비자금융 사업에 나섰다. 2019년 4월에는 비자카드 2종을 출시해 본격적인 신용카드 영업을 개시했으며, 롯데백화점·롯데마트 제휴카드와 법인카드를 추가적으로 선보였다.
올해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페이 레이터(Pay Later)’ 서비스를 론칭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일종의 선구매 후결제(BNPL) 서비스로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판매 모델이다.
롯데카드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배경은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시장은 코로나로 성장률이 둔화되기 전까지 2019년 이전 5개년 평균 성장률이 35.0% 수준에 달한다. 회사는 베트남의 소비지향적인 환경과 1인당 GDP 지속 상승에 따른 구매력 증가로 인해 소비자금융 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카드의 해외사업은 특히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카드업계 사업 다변화 영역으로는 자동차금융(할부금융)이나 해외진출, 개인사업자CB, 마이데이터 등이 꼽히는데, 가맹점수수료 인하나 빅테크 업체와의 경쟁으로 업권 전반의 수익창출 기반이 저하되면서 다각화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롯데카드 본사 전경 (사진=롯데카드)
업계서는 카드수익 외에 할부금융이나 리스에서 수익을 보전하고 있는데 롯데카드는 해당 분야에서 수익창출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롯데카드의 할부금융 수익은 지난해 49억원이며 올해 1분기에는 13억원으로 확인된다. 다른 카드사들의 할부금융·리스 수익은 지난해 기준 △신한카드 4656억원 △
삼성카드(029780) 1933억원 △KB국민카드 1110억원 △우리카드 599억원 △하나카드 30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롯데카드는 현재 베트남 자회사에서 순익이 나고 있지는 않지만 사업 규모를 계속 늘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0년 3월 203억원에 이어 2021년 2월 157억원, 2022년 1월 276억원 자금을 추가 출자하면서 자본 규모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자회사 자본은 2019년 285억원에서 2020년 297억원, 2021년 359억원, 올해 1분기 565억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자산의 규모 역시 2019년 893억원, 2020년 1100억원, 2021년 1803억원, 2022년 1분기 1609억원으로 커지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회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시기”라면서 “증자를 바탕으로 할부금융이나 신용카드, 대출 등 현지법인의 영업자산을 확대하고, 향후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인수하고 나서 오랜 기간이 지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지화시키고 안정화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전체 자산이나 수익, 투자금액 등이 아직 크게 유의미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흑자를 기록하게 될 경우 분위기 반전은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