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한화건설이 악조건 속에서도 2분기 호실적을 거두며 올해 실적 반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화건설의 주요 프로젝트인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중단이 이어져, 사실상 국내 프로젝트로만 낸 실적이라 더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이라크 프로젝트는 공사 재개 협의가 진행 중인 상태로, 프로젝트가 정상 궤도에 올라서면 한화건설의 향후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지는 셈이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현장 사진. (사진=한화건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000880)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5조1898억원, 영업이익 914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8%, 18.9% 증가한 수치다. 실적 성장의 배경에는 한화건설의 호실적이 있다.
실제 한화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361억원, 영업이익 8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2.9%, 64%씩 늘어났다. 지난 1분기 부진을 만회하는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한화건설은 1분기 매출 6880억원, 영업이익 3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8.5% 감소했다. 올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률 8.6%를 기록해 전 분기(2.6%) 대비 상승했으며, 전년 동기(7.5%)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올해 2분기에는 기존 수주했던 대형 프로젝트들이 진행되면서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건설이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프로젝트로는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1조1893억원), 통영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7889억원), 인천여성병원(4493억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동편 확장공사(2599억원) 등이 있다.
특히 사업비 규모가 1조원이 넘는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2분기 실적을 끌어올렸다. 현재 해당 사업의 진행률은 지난 1분기 기준 11.9%에 불과했다. 통영 LNG 플랜트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공사 등도 지난 1분기 기준 진행률이 각각 28.6%, 32.9% 수준이었으나 2분기 내 공사 진전에 따라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국내 도시정비사업에서 그동안 발을 들이지 않았던 '리모델링 시장'에 진출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한화건설은 지난달 19일 '염창무학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의 2차 현장설명회에 단독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1차 입찰에서도 단독 입찰로 유찰된 바 있어 한화건설의 수주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사업비는 약 1100억원으로, 조합은 다음 달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한화건설이 올해 1월 리모델링 전담부서를 신설한 것이 수주 효과로 나타난 셈이다. 도시정비사업에서는 그간 다소 아쉬운 수주실적을 기록했던 한화건설이지만 리모델링으로 보폭을 넓힘에 따라 향후 수주 행보가 기대된다.
이번 실적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의 중단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낸 실적이라 고무적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약 10만가구의 주택과 사회기반시설 등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로는 해외 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 공사는 지난 2012년 착공했으나 이라크의 국내 정세 불안정성 등으로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2020년 6월에는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이에 더해 공사비를 두고 양측이 갈등을 빚음에 따라 최소한의 관리만 이뤄지고 있다. 미수금 또한 늘어나 그 규모는 현재 약 7573억원에 달한다.
그러다 지난달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한화건설에 공사 재개와 관련한 협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냄에 따라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생겼다. 협의가 잘 이뤄져 공사가 정상적으로 재개된다면 한화건설의 실적 개선 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프로젝트의 규모는 101억달러 규모로, 현재 공정률은 45%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현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은 최소한의 유지, 보수 등만 이뤄지고 있는 상태"라며 "현재 공사 재개 등에 관해 협의가 진행 중이며, 공사미수금이 있지만 선수금 잔액으로 상계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화건설이 그간의 실적 부진을 극복하고 올해 반등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실리고 있다. 한화건설은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 2019년 매출 2조19억원을 기록했으나 2020년 1조8533억원, 2021년 1조4650억원 등으로 매년 꾸준히 감소했다. 그러다 올해 1조6846억원을 기록하며 소폭 반등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1611억원, 2020년 1687억원, 2021년 1077억원, 2022년 1058억원 등으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나, 한화건설 측은 국내 대형 프로젝트들과 이라크 비스마야 공사 재개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한화건설이 강북구 미아동에 공급하는 '한화 포레나 미아'와 관련 미분양 리스크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해당 사업은 한화건설이 시행사와 기성불로 계약을 맺어 공사대금을 받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달 진행한 3차 무순위 청약 당시 잔여 가구는 74가구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면서 미분양 물량을 줄여나가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2분기 실적은 대부분 국내 프로젝트들이 견인했다"라며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관련 협의가 잘 이뤄져 공사가 재개된다면 향후 매출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