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코오롱글로벌(003070)이 올해 상반기 건설부문에서 실적 부진을 나타냈지만, 유통부문에서 성장세를 보이며 이를 상쇄시켰다. BMW X시리즈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으며, 건설부문에서는 실적 하락에도 신규수주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 향후 개선 가능성을 보여줬다.
코오롱글로벌 사옥 전경. (사진=코오롱글로벌)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3682억원, 영업이익 1232억원, 당기순이익 8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1.6%, 10.3%씩 상승한 것이다.
건설부문은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각각 3.2%, 8.2%씩 감소해 매출 1조2억원, 영업이익 768억원을 기록했다. 주택 및 건축부문은 견조한 실적을 올렸으나, 해외현장의 추가 원가 반영 등 일회성 비용 추가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들었다고 코오롱글로벌 측은 설명했다.
대신 수주에서는 호조를 보였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상반기 주택·건축 1조1311억원, 인프라 5127억원 등 총 1조6438억원의 사업을 새로 따내며 지난해 신규수주 3조원을 넘어선 이후 계속해서 활발히 수주에 나서고 있다. 수주잔고는 10조3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이는 지난해 건설부문 매출 대비 4배 이상의 잔고를 보유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주요 수주 건으로는 국내에서는 대전 선화동 3차 개발사업(2680억원), 해외에서는 아프리카 가나 지속가능개발대학 건립 공사(711억원) 등이 있다.
또한 코오롱글로벌은 지난달에만 의정부 동남장미아파트 소규모 재건축, 대구 칠성새동네 재개발, 부산 대연(232세대), 대연동(230세대), 대연1(194세대)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총 5건의 정비사업을 수주해 수주잔고는 상반기 집계보다 더 늘어날 예정이다.
신사업부문인 풍력에서도 수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상반기 삼척 어진 풍력 발전사업과 영덕 호지마을 풍력 발전사업 등 총 2건을 수주했다. 지난 2015년부터 풍력 수주 건은 총 9건이며, 현재 18건이 설계와 인허가 과정에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향후 풍력 신규수주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유통부문은 상반기 매출 9017억원, 영업이익 4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7%, 25.4%씩 늘어났다. BMW X시리즈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수익성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BMW의 X5(3414대), X3(3082대), X7(2573대) 등이 SUV 판매 순위 10위권에 들었다. 이에 힘입어 올해 1~7월 BMW 국내 판매량은 4만3042대를 기록하며, 1위인 벤츠(4만4653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자회사부문은 상반기 매출 2398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16.7% 증가했다. 코오롱아우토(아우디) 등 자회사가 손익개선에 나서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됨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됐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건설부문에서 신규수주가 꾸준히 늘고 있고, 유통부문에서는 BMW X시리즈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는 등 수익성이 개선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코오롱글로벌은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통해 건설·상사·스포츠센터부문(분할 존속회사, 코오롱글로벌)과 자동차부문(분할 신설회사, 가칭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의 인적분할을 승인했다. BMW와 아우디, 볼보, 지프, 롤스로이스 등 수입차부문은 신설법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분할하고 기존의 건설과 상사부문, 코오롱스포렉스와 그 외 자회사는 존속법인 코오롱글로벌에 남는다. 분할계획서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예정일은 오는 12월13일, 분할기일은 내년 1월1일이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