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실적 깎아먹는 DL건설, 천덕꾸러기 전락 우려
상반기 영업익 전년비 73.1% 감소
실적 부진에 배당금 하향 가능성
공개 2022-08-09 08:30:0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5일 15: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DL건설(001880)이 상반기 아쉬운 실적을 기록하며 모회사인 DL이앤씨(375500)의 천덕꾸러기가 될 처지에 놓였다. DL건설의 실적이 DL이앤씨의 연결기준으로 반영되면서 실적을 깎아먹었고,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두워 배당금마저 하향 조정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돈의문 D타워 전경. (사진=DL이앤씨)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3조3917억원, 영업이익 260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39.3%씩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별도 기준으로 살펴보면 하락 폭이 줄어든다. DL이앤씨의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 감소해 2조5025억원, 영업이익은 13.3% 줄어든 2445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인 DL건설의 올해 실적 부진이 차이를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DL건설은 상반기 매출 7992억원, 영업이익 31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 73.1% 감소한 수치다. 특히 올해 1분기 DL건설의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전년(630억원) 대비 무려 93.8% 줄었다.
 
원자잿값 상승에 따라 원가율이 대폭 상승한 영향이 크다. DL건설의 원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83.8%에서 올해 상반기 92.2%까지 올랐다. 부문별 원가율을 살펴보면 토목 부문은 87.2%에서 92.7%로, 주력인 주택건축 부문은 82.7%에서 92%로 상승했다.
 
또한 원자잿값 상승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DL건설은 물류센터(창고) 건설 비중이 높은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물류센터의 경우 철근과 콘크리트 등의 자재를 많이 써 최근 원자잿값 상승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DL건설의 부진은 DL이앤씨의 연결기준 실적에도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책정되는 배당금이 작아져 DL이앤씨에게 돌아가는 몫도 작아질 수 있다. DL이앤씨는 DL건설 보통주 1410만660주(63.94%)와 우선주 125만4520주(100%)를 보유하고 있다. DL건설은 지난해 보통주 750원, 우선주 1196원의 배당금을 책정했으며, 이에 따라 DL이앤씨는 약 25억6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DL건설의 보통주 배당금은 2019년 400원에서 2020년 550원으로, 2021년에 750원으로 오르는 등 상승 추세를 보였다. 그동안 실적 개선을 이룬 것이 반영된 영향이다. 우선주 배당금은 2020년 4784원에서 2021년 1196원으로 줄었지만, 이는 2020년 당시 그동안 워크아웃 등으로 우선주에 배당금을 책정하지 못한 것을 반영해 4년치를 일시에 지급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실적 전망은 어두워 배당금이 하향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배당금 책정은 경영진의 방침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순이익이 줄었다고 해서 반드시 배당금 규모가 작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실적에 연동되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L건설은 올해 연간 매출 1조822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당기순이익 7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9.4%, 56.5%, 56.7%씩 감소한 수치다.
 
DL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원자잿값 상승에 이어 착공 지연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라며 "탄탄한 수주고를 바탕으로 향후 실적 회복 가능성은 높게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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