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높아진 부동산금융 비중…위험성 경고음 커진다
신용등급 낮을수록 비중 높아…잠재적 위험 부각
공개 2022-08-04 14: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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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캐피탈사 영업자산에서 부동산금융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변수들이 부정적으로 변하면서 모니터링(감시)과 사전적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부동산금융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위험성이 부각되는 모양새다.
 
4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신용등급 부여 업체 25개 캐피탈사의 부동산금융 규모는 총 36조4000억원으로 영업자산 내 비중이 약 25%인 것으로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은 14%이며, 브릿지여신을 포함한 부동산금융은 11%로 집계된다.
 
캐피탈사의 부동산금융은 크게 부동산담보대출과 PF 대출로 구분하는데, 부동산담보대출의 경우 이미 준공된 오피스, 골프장, 물류창고 등에 대한 대출이 일부 존재하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고 대다수 브릿지여신 구성으로 나온다.
 
브릿지여신은 토지 매입이나 공사 초기 단계에 필요한 자금에 활용된다. 특히 본 PF 전환을 전제로 대출이 실행되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분양경기에 따른 미회수나 지연 위험을 내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진=한국신용평가)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캐피탈사의 부동산금융 비중이 높게 나와 더욱 문제로 지적된다. 신용등급별 영업자산 대비 비중을 살펴보면 AA급은 부동산금융 비중이 21%로 가장 낮았으며 A급은 34%, BBB급은 59%로 확인된다. BBB급은 영업자산 절반 이상이 부동산금융으로 이뤄져 있는 셈이다.
 
등급별로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브릿지여신에 내재한 위험성에 따른다. 브릿지여신은 차주의 자체 상환능력이 고려되지 않는 만큼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분류되는데,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 수준이 높고 위험선호도가 낮은 AA급에서 제한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반대로 신용등급 A급 이하 캐피탈사는 브릿지여신의 높은 수익성과 짧은 만기로 자본활용도를 높이면서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실적 향상을 이뤄왔다. 부동산금융은 건당 취급액이 기존의 오토금융이나 리테일여신에 비해 크고, 소수 인원으로도 영업자산을 구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B급에서는 영업자산 상당 부분이 부동산금융으로 구성되면서 포트폴리오 집중도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노출도가 높은 만큼 인력 구성이나 내부시스템 역시 대다수 부동산금융 기반으로 설정돼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전환이 유연하게 이뤄지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부동산금융은 단독 투자보다는 금융기관 컨소시엄으로 취급하는 것이 대다수기 때문에 평균 잔액이 100억원을 넘어서는데, 캐피탈사 자본 규모와 무관하게 건별 투자금이 유사하다 보니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A급 이하의 신용집중 위험이 높게 나타난다.
 
신용평가 업계는 최근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빠르게 늘면서 분양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이나 시공비 상승, 수요자 심리 위축 등 부동산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들이 부정적으로 변화하면서 전망이 힘든 시기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특히 브릿지여신은 분양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담보물건인 토지의 매입가격과 본 PF 미전환 시 가치 사이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정상회수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라면서 “만기가 길지 않아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 대부분 도래하는 만큼 건전성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PF 한도는 캐피탈사 포트폴리오 구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 규제”라면서 “최근 빠르게 침체되고 있는 분양경기를 감안할 때 부실가능성이 있는 부동산금융에 대한 사전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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