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삼성카드(029780)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부진 전망을 불식하고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올해 연간 실적 눈높이가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금리상승으로 이자비용이 증가했지만 물가상승에 의한 신용판매 증가가 이를 상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해 상반기 실적(잠정)으로 매출액 1조937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조7614억원) 대비 10.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61억원으로 12.1%, 당기순이익은 3159억원으로 12.0% 증가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액이 1조6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19.4% 올랐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97억원과 1552억원으로 각각 7.6%, 7.9% 늘었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실적 호조에는 특히 물가상승으로 인한 신용판매 성장이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SK증권(001510) 분석에 의하면 삼성카드의 2분기 신용판매 취급고는 37조5000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23.3%, 전분기 대비 16.4% 증가했다.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 방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면서 여행과 요식업 등 대면 서비스업과 관련된 이용금액 위주로 견조한 증가세가 나타났다.
반면 이자비용 부담은 늘고 있다. 금리상승으로 카드채 금리가 오르면서 신규 조달금리 역시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전분기 대비)는 수익적인 측면에서 신용판매 수익 증가분(173억원)이 금리상승으로 인한 이자비용 증가분(116억원)보다 높게 나와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대출의 경우 이용금액이 4조6700억원 수준으로 전분기에 비해 0.6% 하락했는데 특히 카드론이 2조3000억원으로 6.3% 감소했다. 이는 DSR 규제 강화와 함께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영업을 넓히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신용판매 수수료율이 주기적으로 인하됨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환경변화로 인해 이익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라면서 “금리상승에 유리한 수익구조가 아님에도 실적이 잘 유지되고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카드 실적 성장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판매로 수익 기반을 확장한 것에 더해 위기 대응 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회사의 조정자본비율은 29.6%로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레버리지배율은 3.7배로 최저 수준이다.
또 장기 조달 비중이 82.1%로 가장 높게 나타나 금리상승 국면에서 이익 안정성을 높였다. 이자비용 상승이라는 감소 요인이 있지만 올해 실적 전망은 상반기 선방으로 개선된 모양새다.
구 연구원은 “이익의 안정성이 높고 자기자본에 여유가 많다”라면서 “올해 순이익 증가율을 1.3%에서 2.5%로 높인다”라고 분석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