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SK에코플랜트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열을 올리면서 '1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환경·에너지 관련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친환경 신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난해 역성장했던 기존 주력사업인 건설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내년 코스피 상장(IPO)을 앞두고 외형 확장에 나선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 소규모재건축 조감도. (사진=SK에코플랜트)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 소규모재건축정비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재 15층, 1개동, 165가구인 단지를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최고 40층, 2개동, 225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사업으로, 총 도급액은 약 1017억원이다. 이로써 올해 SK에코플랜트의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1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SK에코플랜트는 앞서 인천 효성뉴서울아파트 재건축(1201억원), 인천 숭의현대아파트 재건축(921억원), 인천 부개주공3단지 리모델링(2306억원), 포항 용흥4구역 재개발(2368억원), 대전 법동2구역 재건축(2006억원) 등을 수주해 이날 기준 9819억원의 신규 수주액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경기 용인 뜨리에체아파트 리모델링사업(도급액 미정)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다음 달 수주를 앞두고 있다. 이는 SK에코플랜트의 첫 리모델링 단독 수주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 인천 부개주공3단지 리모델링사업을 따내며 해당 부문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이는 '리모델링 강자'로 꼽히는 쌍용건설과 컨소시엄을 꾸려 수주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SK에코플랜트가 기존 정비사업팀에서 리모델링 관련 부서를 분리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래 SK에코플랜트는 재건축·재개발 외 리모델링 사업은 따로 하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리모델링·소규모 재건축 전담 부서를 출범했고, 그중에서도 리모델링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이엔드 브랜드도 출시를 앞두고 있어 하반기 주요 단지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란 서울권, 지방 핵심 주요 단지에 주로 적용되며 기존 일반 브랜드 적용 단지와는 차별화된 설계 등을 선보인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현대건설,
DL이앤씨(375500),
대우건설(047040),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만 보유하고 있었다. 최근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출시한 포스코건설과 함께 SK에코플랜트도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하반기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이 맞다"라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수주한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에 첫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의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액(9819억원)만 놓고 보면 주요 대형건설사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올해 해당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000720)은 이날까지 6조9544억원을 수주했으며
GS건설(006360)은 3조5660억원, 롯데건설은 2조7406억원의 도시정비사업을 따냈다.
그러나 수주액 증가율로만 놓고 보면 얘기가 다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까지 의정부 장암5구역 재개발(1223억원) 단 1건만 수주했다. 올해 전년 대비 무려 703%가 증가한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부진했던 도시정비사업에 성과를 내며 내년 증시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업계에서는 IPO를 염두에 둔 행보라고 풀이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리모델링 등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며 외형 확장에 나선 것은 내년 증시 상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