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화손해보험(000370)이 백내장 보험금 지급 문제 개선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손보는 백내장 보험금 변동에 따른 수익성 민감도가 타사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그만큼 제도 개선으로 인한 손익 효과도 크게 가져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백내장 관련 보험금 규모를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삼성화재 1500억원 △DB손해보험 1500억원 △현대해상 1500억원 △한화손해보험 1300억원 △메리츠화재 800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대형 보험사 세 곳의 보험금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오지만 실손보험료는 한화손해보험이 4590억원으로 삼성화재(1조580억원), DB손해보험(1조3000억원), 현대해상(1조1220억원), 메리츠화재(1조3210억원)에 비해 낮은 상태다.
실손보험료로 들어오는 돈은 다른 보험사들보다 적은데 백내장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었던 셈이다.
실손보험료를 포함하는 위험보험료(보험사고 발생 시 보험금 지급을 위한 보험료) 기준으로 살펴보면, 백내장 수술의 장기위험손해율 기여도는 한화손해보험이 11.0%로 나오고 삼성화재는 4.4%, DB손해보험 4.0%, 현대해상 4.7%, 메리츠화재 2.5%로 확인된다.
한화손보는 기본적으로 실손보험료가 위험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8% 수준으로 비교 보험사들 평균(35.3%)보다 높게 나온다. 보험 포트폴리오 구성(지난해 수입보험료 기준)에서 자동차보험을 12.4%로 낮게 가져가고 장기보험은 78.2%로 강화하고 있는 추세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백내장 보험금이 20% 감소할 경우 한화손보의 장기위험손해율이 2.2%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0.9%, DB손해보험은 0.8%, 메리츠화재는 0.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백내장 수술은 무분별한 진단과 청구 급증으로 보험금이 과도하게 지급되면서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범으로 꼽혀 왔다.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가운데 백내장 수술의 비중은 2020년 6.8%에서 2021년 9.1%, 2022년 2월 12.4%까지 증가했다.
다만 최근에는 병·의원 과잉진료가 문제로 지적되면서 한차례 크게 이슈화됐고, 지난달에는 대법원이 백내장 수술을 입원치료로 일괄 인정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리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화손해보험 본사 전경 (사진=한화손보)
이에 따라 업계 전반적으로 보험금 지급기준이 달라지면서 백내장 보험금 청구 축소가 시장 기대치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규모가 자사 기준으로 20%가량 줄어들었다”라면서 “지난 4월 과잉진료 이슈 이후 병원에서 수술 자체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청구가 생각보다 훨씬 많이 줄었고, 올해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금융투자 업계서는 이번에 백내장 수술 문제가 일부분 해소되면서 위험손해율이 감소해 손익도 개선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비용 급증의 주범 중 하나가 억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실손 개선을 기대한다”라면서 “백내장 실손보험금이 20% 감소하면 세전이익 증가율은 한화손보가 7%, 현대해상은 5%,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3%, 삼성화재는 2%로 추산된다”라고 분석했다.
또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백내장 보험금 청구 40% 축소에 따른 연간 장기위험손해율 4.5%p 하락을 가정하면, 한화손해보험은 영업이익 2745억원으로 29.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백내장으로 급증하던 보험금 청구가 줄어들면서 안정화된 측면이 있다”라면서 “손해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여러가지 있지만 이 부분은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