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역대급 금리 인상으로 이자 공포가 엄습하며
한신공영(004960)에 경고음이 나온다. 건설사들이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빚 부담과 유동성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신공영은 초기부터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자체사업의 비중이 높고, 신용등급은 비교적 낮아 체감하는 경영 어려움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조감도. (사진=분양 홈페이지)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한은이 1950년 설립 이후 '빅스텝'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재 기준금리는 2.25%까지 뛰었다.
가뜩이나 원자잿값이 크게 올라 이익 훼손이 불가피한 건설업계는 악재가 더해진 셈이다. 특히 직접 토지를 매입해 아파트 등을 짓는 '자체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는 그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토지 매입부터 소요되는 큰 비용을 고금리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체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신공영이 그렇다. 한신공영의 지난해 자체사업 부문 매출실적은 297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2.7%를 차지한다. 전년과 비교하면 금액(4809억원)과 그 비중은(30.9%) 줄고 있지만, 사업 규모로 봤을 때 매출의 한 축을 여전히 담당하고 있다.
자체사업 비중이 큰 만큼 빚 의존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한신공영의 차입금의존도는 전년 동기(37.7%) 대비 5.9%p(포인트) 늘어난 43.6%를 기록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는 통상적으로 30% 이하로 관리돼야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해당 지표가 높을수록 외부 자금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어, 향후에도 한신공영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된다.
한신공영의 자금조달 비용이 더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우량 건설사 자금조달 기준이 되는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는 지난해 2%대에서 4%대까지 올랐다. 3년 만기 공모 회사채(BBB+) 금리는 9.95%다. 한신공영이 향후 사업 진행 등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게 되면 만만찮은 금리를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신공영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248억원으로 올해는 이자비용이 곱절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여기다 기업의 자금조달과 직결된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한신공영의 한국신용평가 등급 전망은 지난달 20일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변동됐다. 한신평은 한신공영의 등급전망 '안정적' 복귀 가능성 증가 요인 대신,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증가 요인'을 제시했다.
이는 대규모 자체사업장인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2192세대)의 분양 성과가 부진한 탓이다. 해당 사업장은 오는 2024년까지 예정돼있는 한신공영의 자체사업 중 가장 큰 규모다. 한신 공영은 해당 단지에 대한 구체적인 미분양 수치는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지난해 12월부터 분양을 시작해 아직 '완판'을 달성하지 못했다.
문제는 현재 전국적으로 분양 경기도 좋지 않아 해당 단지를 포함해 올해 분양예정인 자체사업장 등을 통해 부진을 털어낼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올해 한신공영은 △아산 권곡동 공동주택(603) △서천 군사지구 B1BL공동주택(575세대) △영종 A41BL 공동주택(440세대) 등의 자체사업의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전국 분양전망지수는 지난 5월 87.9에서 지난달 70.9로 하락한 뒤, 이달에도 70.4로 떨어졌다. 분양전망지수란 주산연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분양전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산출하는 수치다.
포항이 속한 경북의 지수는 5월 83.3→6월 70.0→7월 68.8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사업 분양예정지인 △충남(81.2→64.7→71.4) △충북(76.9→64.2→54.5) △인천(96.4→72.4→75.0) 등의 분양전망도 악화되는 추세다. 올해 예정 사업장에서도 분양 부진이 이어진다면 신용등급 하락이 현실화될 수 있고, 이에 따라 한신공영이 감당해야 할 금리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원은 "기존 차입금 및 PF우발채무 규모가 크거나 분양위험에 취약한 사업지 구성으로 인해 업황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건설사의 경우 향후 경기 하락국면에서 신용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한신공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어느 정도 대응력을 갖추고 있어 경영난을 맞이할 가능성은 낮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한신공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894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신공영 관계자는 "금리가 오름에 따라 새로운 자체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이자 비용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자체사업에 제동이 걸릴 정도로 보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