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루닛은 지난 7~8일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국내외 기관 총 162곳이 참여해 7.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공모가는 당초 제시한 공모 희망밴드(4만4000~4만9000원) 하단보다 31.8% 낮은 3만원으로 확정했다. 공모 예정금액은 약 534억~595억원에서 365억원으로 축소됐다.
162개의 참여기관 중 79%에 달하는 128개 기관이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 미만의 가격을 제시했다. 밴드상단을 초과하거나 밴드 상위 75% 초과~100% 초과 가격을 제시한 기관은 11곳에 불과했다.
최근 주식 시장의 위축된 투자 심리를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 루닛 측의 입장이다. 상장을 주관한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루닛의 시장경쟁력과 미래성장성에 대해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라면서도 "최근 주식 시장의 위축된 투자 심리가 루닛에도 영향을 미쳤고, 이에 따라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루닛은 지난 2013년 설립된 AI 기반 의료영상 진단·치료 플랫폼 개발업체다. 대표 제품은 암 진단을 위한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와 암 치료를 위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Lunit SCOPE)'다. GE헬스케어, 필립스, 후지필름과 같은 글로벌 메이저 의료기기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전 세계 600여 개 이상의 의료기관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루닛은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을 제품 연구개발(R&D)과 인허가 과정에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운영자금으로 활용해 지속 성장을 위한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루닛의 성장 잠재력을 믿고 긍정적인 평가를 해 주신 많은 투자자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이번 코스닥 상장을 통해 'AI를 통한 암 정복'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닛은 오는 12~13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 후 2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