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주리 기자] CJ올리브영이 기업공개(IPO) 시장 한파에도 불구하고 연내 상장 완주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드러내며 상장 몸값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증권(006800),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절차에 돌입한 CJ올리브영은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연말 이전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14일 <IB토마토> 취재 내용에 따르면 CJ올리브영 측은 "여전히 연내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상장 과정이 통상적으로 4개월 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연내 상장 완료를 위해 7~8월 상장심사를 신청해야 하는 부분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CJ(001040)그룹이 운영하는 H&B(헬스앤뷰티)업체인 CJ올리브영은 지난해 3월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약 40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 2조원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진행한 프리 IPO에서는 기업가치가 약 1조8000억원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최근 투자은행(IB)업계 일각에서는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4조원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올리브영이 국내 H&B(헬스앤뷰티) 사업자 중 독보적인 1위 사업자이기 때문인데, 올리브영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랄라블라, 롭스 등에 견주었을 때 무려 85%에 이른다. 국내 H&B스토어 시장점유율 압도적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한 올리브영이 프리미엄을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도 올리브영이 4조원대로 평가된 이유에 대해 올리브영의 옴니채널 전략이 성공적이며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CJ올리브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2조1192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 성장한 13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실적과 비교할 때 크게 성장한 규모로 영업이익은 2019년 대비 57% 늘어난 수치다. 또한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582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리브영은 상장에 앞서 추가적으로 기업가치를 불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것이 옴니채널 강화인데, 이미 올리브영은 이를 통해 높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18년 말부터 개시한 O2O 서비스인 오늘드림은 지난 2021년 서울 온라인 주문 가운데 38%를 차지할 정도로 고속성장했다. 아울러 오늘드림 서비스 활성화로 지난해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9년 10%에 비해 두 배 이상 성장한 2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매장 매출도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올리브영의 기업가치와 관련해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결국 온라인 채널 성장과 전망이 시가총액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올리브영이 오프라인 로드숍 시장에서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을 온라인 채널로 옮겨 올 가능성이 엿보인다면 PER(주가수익비율)에서 PSR(주가매출비율)로 밸류에이션 툴이 바뀌면서 상당한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주가매출비율을 뜻하는 PSR은 주가를 주당 매출액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의 성장성에 주안점을 두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하는 데 이용하는 성장성 투자지표를 말한다. 이를테면 올리브영은 지난해 3월 PEF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주당 16만9560원을 인정받았다. 올리브영의 총 주식수는 1082만8408주로, 이를 토대로 시가총액을 계산하면 앞서 언급한 1조8000억원 가량의 금액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PSR 배수를 밸류에이션 방법으로 활용하면 PER로는 2조원 내외로 여겨지는 기업가치가 2배이상 뛰게된다.
다만 이와 관련해 한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업가치를 4조원까지로는 보고 있지 않다"라며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지주의 가치를 반영할 때 상장 자회사의 시가총액 지분율에 따라 달라지는데, 올리브영의 장부가를 반영했을 때 프리 IPO에서 2조원도 안 되는 가치를 받았으니 딱 그 정도로만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기업가치가 4조원이라는 건 프리 IPO 이후 2배 이상 값이 올랐다는 뜻인데, 이는 올리브영이 H&B스토어에서 절대적 1위 사업자라는 점, 막대한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오프라인 성장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하에 온라인에서 확대를 한다는 조건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을 높게 쳐줄 수 있는 경우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행사 진행 중인 CJ올리브영(사진=연합뉴스)
올리브영 상장에 있어 변수는 존재한다. CJ올리브영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영업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지난해 248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이 기간 영업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매입채무가 118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년 대비 약 673억원(36%) 감소한 영향이다.
일반적으로, 영업이익은 성장하고 현금 흐름이 줄어든 회사는 상당 부분 부실이 있는 징후로 해석된다. 아울러 외연이 성장하고 있는 회사는 매입채무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이 통상적이다. 이는 즉 향후 올리브영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곧바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금흐름 악화는 사실과 다르다”라며 "차입상환과 매입채무 지급으로 일부 현금 흐름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부채를 감소시켜 재무건전성은 오히려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입채무 지급은 협력사 동반성장 강화를 위해 대금 지급 주기를 축소한 것에 불과하다"라고 답했다.
옴니채널 강화와 관련한 '기업가치 불리기'에 대해서는 "몸집 불리기는 전혀 아니다"라며 "소비 동향, 산업 트렌드 흐름에 따라 이전부터 미래 성장을 위한 디지털 시프팅과 옴니 채널 전략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왔다"라고 전했다. 이어 "연내 상장과 관련해서는 7월이다 8월이다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기가 어려운데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