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시장에 대한 하나카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부터 시행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영향으로 카드론 잠재 수요가 이탈할 것으로 예상되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하나카드는 경쟁사들과 달리 지난해부터 해당 부문에서 비교적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던 터였다.
7일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지난해 카드론 자산은 2조4618억원으로 2020년 2조6897억원 대비 8.5%(2279억원)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2조2218억원을 기록해 하락세가 이어졌다.
카드론 자산이 줄어들면서 자산총계에서 차지하는 카드론 비중도 내려갔다. 2020년 32.8%였던 수치는 2021년 25.7%, 2022년 1분기 23.0%로 떨어졌다.
반면 지난해 기준 신한카드(7조6525억원),
삼성카드(029780)(5조7925억원), KB국민카드(5조8214억원), 현대카드(4조6447억원), 롯데카드(3조6944억원) 등 다른 카드사들은 카드론 자산이 증가했다. 우리카드(2조9597억원)의 경우 1.0% 소폭 감소하며 현황을 유지했다.
지난 1분기 역시 경쟁사들의 카드론 자산이 늘었지만 하나카드(-9.7%)는 우리카드(-2.7%)와 함께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된다.
자산 부진은 수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나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3390억원으로 2020년 3439억원에 비해 1.4%(49억원) 감소했다. 반면 신한카드(9843억원), 삼성카드(7931억원), KB국민카드(7428억원), 현대카드(6049억원), 롯데카드(5006억원), 우리카드(4016억원) 등 다른 카드사들은 전부 수익이 늘었다.
하나카드는 올해 1분기에도 카드론 수익이 706억원으로 나타나 전년 동기인 863억원 대비 18.2%(157억원) 감소했다. 이 역시 소폭 줄어든 우리카드(-1.5%)를 제외하고 경쟁사들이 성장세를 이어간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여신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카드론 자산 규모 자체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였다”라면서 “2020년 당시에는 저금리 기조였고, 코로나19 확산 후에는 카드론 실수요자인 중·저신용자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요가 계속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수수료 부문에서 부진한 영향도 있다”라면서 “현재 다수 이익이 카드론이나 대출 쪽에서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라고 덧붙였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하반기 자산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한도 부문을 일부 축소해 운영하는 조정이 있었다”라면서 “이 영향으로 가시적인 매출이 다소 줄어들어 보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카드론에 적용하는 대출이자율 현황을 살펴보면 △신한카드 4.3~19.9% △삼성카드 4.9~19.9% △KB국민카드 3.9~19.9% △현대카드 4.5~19.5% △우리카드 4.7~19.9% △롯데카드 4.9~19.9% 등으로 나타나는 반면 하나카드는 6.9~19.95%로 확인된다.
또 표준등급 수수료율은 5월 말 기준 운영가격 평균으로 하나카드가 13.27%로 나온다. 롯데카드(14.34%)와 삼성카드(13.36%) 다음으로 높은 상황이다. 나머지는 신한카드 12.11%, KB국민카드 12.91%, 현대카드 12.76%, 우리카드 12.07% 등으로 확인된다.
반대로 조정금리(금리 우대)는 △우리카드 3.41% △삼성카드 2.37% △KB국민카드 2.04% △하나카드 1.40% △신한카드 1.16% △롯데카드 1.15% △현대카드 0.70% 순으로 집계된다.
하나카드 본사가 위치한 하나금융그룹 (사진=하나금융그룹)
특히 차주별 DSR 3단계 적용으로 규제 대상이 총대출액 2억원 초과에서 1억원 초과로 강화됨에 따라 카드론 이용 장벽이 높아져 영업 성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결제부문에서 채산성이 떨어지자 카드론을 확대하며 사업 영역을 넓힌 것인데 카드론 취급에서도 제한 요인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수익성으로도 연결되는데 하나카드는 지난해 기준 수익합계(1조3255억원)에서 카드론 비중이 25.6% 수준으로 나타난다. 신용평가 업계서는 회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7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267억원) 줄어든 것도 카드론 취급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NICE신용평가는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이 2.2%로 전년 동기인 3.5% 대비 하락했는데, 이는 카드손익률 저하와 희망퇴직 관련 판매관리비 증가에 기인한다”라면서 “카드론 운용수익률이 신용판매자산 대비 비교적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카드론 취급액 축소가 카드손익률 주요 배경으로 판단된다”라고 진단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비중이 상위에 있는 카드사들처럼 규모가 크지는 않다”라면서 “DSR 규제가 운영된다고 하더라도 큰 대출 금액에 대해서는 영향이 있겠지만, 카드론은 보통 대출 금액이 중소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규모가 크게 줄어든다거나 하는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