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 자본총액 절반 '배당잔치'…영업익 모두 국부유출
올 1분기 3260억원 배당…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액 42.4% 수준
미국 기업 킴벌리클라크 70% 소유…30% 유한양행도 '어부지리'
공개 2022-07-11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7일 16:2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유한킴벌리가 올해 1분기 자본총액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중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킴벌리 지분 70%를 미국 기업인 킴벌리클라크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배당금 대부분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나머지 지분 30%를 보유한 유한양행(000100)도 유한킴벌리 배당금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유한킴벌리로부터 97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은 이 배당금을 지분법으로 상계 처리하고, 유한킴벌리 지분에 대한 기말 장부가액을 낮췄다. 유한양행은 유한킴벌리 지분 30%를 소유하고 있다.
 
유한양행 분기보고서에 유한킴벌리로부터 받은 배당금 978억원이 지분법으로 상계처리된 모습. (사진=분기보고서)
 
이를 전체 지분으로 계산하면 유한킴벌리의 전체 배당금은 326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나머지 2282억원은 7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기업 킴벌리클라크에 귀속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3260억원은 지난해 말 기준 유한킴벌리 자본총액(7684억원)의 42.4%에 해당하는 액수로 1분기 만에 자본의 40%가 넘는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급한 셈이다.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매출 1조4671억원에 영업이익 2159억원을 기록했다. 1년 영업이익보다 많은 액수를 1분기 중간 배당으로 지급하면서 유한킴벌리의 재무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40.8%에 머물던 부채비율도 배당금을 제외하면 70.8%로 급증하게 된다.
 
 
지난해 말 현재 유한킴벌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23억원 규모로 배당금을 충당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상태다. 이 때문에 배당금의 대부분은 3890억원을 기록한 단기투자자산을 활용해 지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기투자자산은 만기가 1년 이내에 도래하거나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투자 자산을 말한다.
 
그동안 유한킴벌리는 고배당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기업이다. 유한킴벌리는 최근 수년간 매년 1100억원에서 1400억원 사이의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출했고, 배당금의 대부분은 최대주주인 킴벌리클라크에 지급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1분기 만에 3천억원이 넘는 금액을 배당하면서 고배당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유한킴벌리가 최대주주 이익을 위해 배당금 액수를 크게 늘리면서 2대 주주인 유한양행도 어부지리를 얻는 모습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1분기 매출 4108억원, 영업이익 6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보다 16배 넘는 금액을 배당금으로 수령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 3월 유행양행과 킴벌리클라크 양 주주가 참여한 가운데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규투자와 함께 3260억원의 배당이 의결됐고, 해당 배당금은 주주총회이후 1분기에 양주주에 지급됐다”라며 “배당금 중 2700억원은 추가배당으로 그동안 적립된 이익적립금 중 일부가 활용됐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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