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아름 기자]
펄어비스(263750)가 ‘붉은사막’ 등 신작 게임 출시로 승부수를 던진다. 올해 3월 취임한 허진영 대표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검은사막’ 중국 매출을 높이고, 서구권 콘솔 시장을 공략해 매출을 다변화하겠다고 단언했지만 검은사막모바일 성적이 기대에 한참 모자라 위기 반전을 이끌낼 카드가 절실한 까닭이다. 업계에선 '붉은사막', '도깨비' 등 신작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글로벌 진출, 메타버스 시장 진출 계획을 두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5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검은사막’의 매출 순위는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월 63위였던 ‘검은사막’ 매출 순위는 2월 67위, 3월 60위, 4월 70위, 5월 85위, 6월 105위로 떨어졌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 매출 실적을 모두 합산한 순위다.
'검은사막'은 그간 펄어비스의 매출을 홀로 견인한 효자 게임이다. 펄어비스는 2014년 PC게임 '검은사막'을 출시한 뒤 2018년 '검은사막' 모바일을 내놨고, 2019년 '검은사막' 콘솔게임을 북미·유럽 시장에도 선보이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이후 신작 출시가 지연되면서 수익원은 '검은사막'에 집중됐다. 2018년 CCP게임즈를 인수하며 '이브' 온라인을 함께 서비스하기 시작했지만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불과하다. 실제 지난해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2020년 2220억원→2021년 1050억원)하며 실적도 지지부진해진 상태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사진=펄어비스)
새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해지자 펄어비스는 게임 서비스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허 대표를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투자자 출신인 정경인 대표가 펄어비스를 이끈지 6년 만에 사령탑을 교체한 것이다. 2014년부터 다음게임, 카카오에서 게임본부장을 맡은 허 대표는 2017년 펄어비스 COO(최고운영책임자)로 합류했다.
대표로 선임된 후에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매출 확대 등을 약속하며 펄어비스의 재도약을 다짐했다. 아시아는 물론 전통 콘솔 게임 시장인 서구권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겠단 목표다. 허진영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중국 현지 퍼블리셔와 오랜 기간 철저히 준비한 만큼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서비스가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차세대 엔진인 ‘블랙 스페이스 엔진’을 기반으로 ‘도깨비’, ‘붉은사막’, ‘PLAN 8’을 글로벌 대작과 경쟁할 수 있는 퀄리티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은사막'을 필두로 올해 4월 진출한 중국 시장에서도 성과 도출은 요원한 상황이다.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 마켓 40위까지 올랐던 ‘검은사막(중국 명칭 黑色沙漠)’ 모바일은 한 달 만인 5월 3일 106위로 떨어진 뒤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허 대표는 2020년 이후 줄어든 실적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88.7%, 차입금의존도 25.40%로 우수한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추고 있지만 실적 측면에서는 1분기에도 매출 9.4%, 영업이익 60.4% 하락하며 다소 부진한 성적을 냈다.
허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신작의 흥행 성과라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에선 신작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펄어비스는 내년부터 '붉은사막'을 시작으로 오픈월드 메타버스 플랫폼인 ‘도깨비’ 등 신작 게임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PC 및 콘솔게임인 '붉은사막'의 경우 증권가에선 첫 분기 약 288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콘솔게임 선호도가 높은 서구권에서 판매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서비스 분야에 잔뼈가 굵은 허 대표를 영입한 만큼 향후 펄어비스의 게임 플랫폼과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붉은사막', '도깨비'의 경우 PC, 모바일, 콘솔게임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사업적 협력을 맺고, 빠른 시일 내에 이익창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경우 한국형 MMORPG 게임이 성공한 사례가 없어 도전적인 시도이며 점진적으로 매출 증가 또한 꾀하고 있다"라며 "향후 '붉은사막', '이브' IP를 활용한 웹 3.0 등 최신기술 접목 서비스 등을 확대하는 한편, 글로벌 현지 퍼블리셔들과 접점을 넓혀 해외 영향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