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사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재무건전성 관리에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자본확충에서는 유상증자를 통한 기본자본 확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30일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금융감독원장-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면서 보험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 원장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평가손실 증가로 보험사의 자본적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면서 “특히 연말에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3.75% 수준까지 인상될 수 있다는 예측이 있는데, 이미 지급여력(RBC) 비율 하락 등으로 고민이 많은 보험업계에 큰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위기 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험사의 자본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라면서 “최근 RBC 제도의 개선(LAT 잉여액 관련)은 자본적정성 관리에 일부 도움이 되지만 현재 금리 인상 속도가 유지될 경우 자본적정성 등급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특히 자체모형으로 회사별 리스크 특성을 고려해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지급여력평가(ORSA)를 실시하는 등 전사적 자본관리를 강화하고, 자본을 확충할 때도 유상증자를 통해 기본자본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과 대체투자 등 고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언급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보험업계가 42조원으로 은행(29조원), 여신전문(19조5000억원), 저축은행(9조5000억원) 등 다른 금융업계보다 많다. 또 대체투자 규모는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가 122조2000억원, 손해보험사가 73조6000억원으로 보험업계 총 금액이 195조8000억원 달하는 상태다.
이 원장은 “현재까지 PF 대출과 대체투자 관련 건전성 지표들이 양호한 수준이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중단 사태 발생 등으로 PF 대출이 부실화될 위험이 증가했다”라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시 후순위 투자 비중이 높은 회사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위험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험사는 해외채권 등 상당 규모(150조원)를 외화자산으로 운용하면서 91%가량을 외환 파생상품을 통해 헤지하고 있다”라면서 “환헤지 전략을 단기에서 장기로 전환해 외화 유동성 관리는 물론 국내 외환시장 안정에 협조를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