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주리 기자] 이랜드리테일이 오아시스마켓 지분을 확보하며 새벽배송시장에 뛰어든다. 동종 플랫폼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기업인 오아시스의 플랫폼 노하우를 배우고 식품전문 할인점 킴스클럽의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목표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오아시스를 전략적투자자(SI)로 유치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랜드리테일은 오아시스 지분 3%를 330억원에 인수해 킴스클럽과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오아시스의 전체 몸값은 1조1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오아시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6% 증가한 356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매출원가·판관비 증가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41.3% 감소했다. 다만 새벽배송 서비스를 특화한 이커머스업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중이다.
킴스클럽 전경(사진=이랜드리테일 제공)
이랜드리테일 측은 오아시스마켓의 전국 오프라인 점포와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새벽배송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킴스클럽 매장 30개와 경기도 오산 자체 물류센터에 더해 오아시스마켓 매장과 물류센터를 배송 인프라로 활용하기로 했다.
킴스클럽이 지난 2018년 선보인 PB 브랜드 오프라이스 판매 채널을 오아시스마켓 온·오프라인 채널로 확대할 계획도 있다. 오프라이스는 첫해 180억원 매출을 기록한 뒤 작년 800억원을 넘었다. 올해 1000억원을 돌파하려면 판매망 확대가 필수적이다.
이랜드리테일이 오아시스를 선택한 이유로는 첫째로 오아시스마켓이 유일한 흑자 기업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새벽배송을 진행하는 기업들은 모두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2022년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쿠팡은 '로켓 배송', 신선식품 새벽 배송 서비스 '로켓 프레시'를 포함하는 제품 커머스 부문이 조정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으나 전체 사업을 보자면 아직도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컬리도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오아시스마켓은 주목할 만한 새벽배송 시장 내 주자다. 현재 국내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서 컬리의 시장점유율은 40%, 오아시스마켓의 시장점유율은 15%가량으로 시장내 2위 주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5월 기준 월간 이용자 수(MAU)는 34만명으로 6개월 전과 비교해 10%가량 성장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이랜드리테일에게 필요한 물류센터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새벽배송을 위한 물류 시스템 노하우를 쌓아왔다. '오아시스루트'라는 물류자동화 솔루션을 도입 및 적용해 상품 발주부터 입고.재고관리.집품 및 패킹.출고.배송 등 물류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모회사인 지어소프트가 소프트웨어 개발 및 유지보수 등 IT 서비스 사업을 하는 회사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지난 6일 윤성대 이랜드리테일 대표이사(왼쪽),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가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협약식을 진행했다(사진=이랜드리테일 제공)
새벽배송 시장은 2020년 2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으며 2023년 11조9000억원까지 성장하며 온라인 식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선식품은 온라인 커머스 시장 침투율이 낮은 카테고리였지만, 컬리의 '마켓컬리',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등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들이 시장경쟁을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관련 경험이 자연스러워지는 동시에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오아시스는 동종 플랫폼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기업이다”라며 "이랜드리테일 입장에서 사업구조나 플랫폼 등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있는 오아시스로부터 배우거나 이식받아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킴스클럽은 10년 넘게 산지 직거래 방식으로 오프라인 분야에 강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오아시스의 강점과 결합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향후 어떻게 공동사업을 진행해갈지에 대해서는 "현재 구체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며 "내부 담당자들이 치열한 논의를 하고 있으며 킴스클럽의 산지 신선식품 역량과 플랫폼 운영역량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속도를 내고 있다. 7월 중순이나 8월 중에는 구체적인 안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전망에 대해서는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은 많은 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온라인 플랫폼의 비중은 높지 않은 편이다"라며 "다만 차후 충분히 더 큰 성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랜드리테일과 오아시스가 시장의 판도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