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동양생명(082640)이 이차(利差)역마진 상황이 점차 개선되면서 보험 부채에 대한 부담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동양생명은 대형 생명보험사들에 비해 고금리 확정형 부채 비중이 낮은 데다 다가오는 새 회계기준에 대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평균부담이율이 감소하는 추세다. 최근 5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3.86%였던 해당 비율은 2018년 3.78%, 2019년 3.71%, 2020년 3.61%, 2021년 3.55%로 하락했다.
보험사는 장래 발생할 보험금 및 해지환급금 지급에 대비해 보험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중 일정액을 책임준비금으로 적립하는데 이는 보험료적립금과 미경과보험료적립금, 계약자배당준비금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보험료적립금 기준의 이율이 바로 평균부담이율이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부채 개념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평균부담이율은 곧 보험부채이율을 뜻하기도 한다. 즉 해당 비율이 감소하면 보험사에서 빠져나가야 할 돈(부채)이 줄어들게 된다.
대형 생보사 평균부담이율은 지난해 기준
삼성생명(032830)이 4.11%(4분기 합산 후 평균값),
한화생명(088350)이 4.36%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동양생명은 이들에 비해 낮은 정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평균부담이율의 반대급부 지표인 운용자산이익률은 저금리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동양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7년 3.88%, 2018년 2.96%, 2019년 3.46%, 2020년 3.14%, 2021년 3.53%로 확인된다. 저금리 영향으로 이익률이 감소 추세를 보였다가 지난해 금리 인상 효과가 반영되면서 상승 흐름을 탔다.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로 이뤄지는 자산은 채권과 주식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데 금리가 오르면서 수익률도 함께 오른 것이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기준 운용자산 31조8210억원에서 국내채권 비중이 39.0%, 해외유가증권이 23.4%, 대출 22.9%, 주식 1.4%, 부동산 1.0%인 것으로 집계된다.
평균부담이율이 하락하고 운용자산이익률은 증가하면서 이차역마진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 특히 주요 생보사들이 과거 7% 수준의 고금리 확정형 보험 상품을 대거 판매해 이차역마진 상황이 악화된 것에 비해 동양생명의 경우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평가된다.
정원하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동양생명은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보험 비중이 점차 줄어들면서 보험 포트폴리오 적정성은 개선될 것이다”라며 “이차역마진 또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기적인 이익창출력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대형 보험사 같은 경우 업력이 오래되다 보니까 예전에 금리가 높았을 때 팔았던 상품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데, 최근 금리가 상승하고 있긴 하지만 당시 금리가 워낙 높은 상황이어서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동양생명의 경우 애초에 적립이율 자체가 대형 생보사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책임준비금에서 '6% 이상의 확정형 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동양생명은 8.3%로 확인된다. 한화생명은 해당 비율이 24% 수준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6.4%(과거 고정형 계약 금리 평균값) 금리에 대한 준비금 비중이 38.1%(4분기 합산 후 평균값)로 나타난다.
해당 보험사들은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계약의 부채를 축소하고 있는데 보험 계약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부분도 있지만, 고금리 계약 시점 이후 시장 금리가 낮아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상품을 팔아 금리 평균값을 낮추고 있다.
이차역마진 부담을 줄인 동양생명은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제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부채인 책임준비금 개념이 원가평가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새로운 회계 제도에서는 평가 시점의 현재가치로 적립해 반영된다.
부채 산정 방식이 정교해지면서 이전보다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동양생명은 대형 생보사들과 비교해 과거 고금리 부채의 평가액 증가 부분을 이익 계약부채로 상쇄해야 하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시가평가를 한다는 것은 미래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가져온다는 의미가 있는데, 역마진이 나는 계약은 미래의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고 볼 수 있다”라면서 “동양생명은 역마진 계약이 적기 때문에 마이너스로 붙는 계약들이 적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회성요인으로 이자율차손익(이차손익) 변동성이 높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과거 육류담보대출 관련 부실이나 외화자산 헷지 손실, 자회사 매각이익 등 비경상적 요인이 발생한 바 있고 작년에도 주식매각 관련 이익이 증가하면서 이차손익이 증가했다”라면서 “이차손익이 손익변동성을 야기하는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