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맨’·‘충저니’ 등 NFT 적용 가능한 상표 등록하반기 ‘무너NFT’ 2차 민팅·메타버스 결합 플랫폼 선보여통신 시장 정체에…만년 3위 탈출 위한 탈통신 전략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경쟁사보다 한 발 먼저 가상세계 시장에 뛰어든
LG유플러스(032640)가 하반기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및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통신사업이 정체되면서 성장 방법을 찾기 요원해지자 미래 먹거리를 육성하고, MZ세대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이동통신 업계에선 만년 3위에 머물러 있는 LG유플러스가 통신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21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NFT 생성 및 메타버스용 인터페이스에 활용이 가능한 상표를 대거 출원했다. LG유플러스가 2000년대 마케팅에 활용했던 캐릭터인 ‘홀맨’, ‘충저니’를 비롯해 ‘아지’, ‘징어’, ‘무너’ 등의 캐릭터도 포함됐다.
첫 NFT 캐릭터로 낙점된 ‘무너’는 LG유플러스가 ‘홀맨’에 이어 대표 캐릭터로 육성 중인 모델이다. LG유플러스는 하반기 ‘무너NFT’ 2차 민팅을 진행하는 한편, 유저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해당 NFT 활용이 가능하도록 인터페이스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NFT·메타버스 사업을 주도로 한 마케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 '무너NFT'(사진='무너NFT' 홈페이지 캡쳐)
앞서 LG유플러스는 ‘무너’ 캐릭터를 활용한 NFT를 이동통신 업계 최초로 발행했다. ‘무너NFT’는 사회초년생 캐릭터인 ‘무너’의 세계관에 제너러티브 아트 기술을 접목해 요일별 감성을 투영한 점이 특징이다. 이 NFT는 사전판매 물량 50개를 모두 소진하고, 1차로 민팅한 300개 물량도 완판했다. MZ세대 마케팅을 목적으로 발행한 만큼 이 NFT를 통해 발생한 수익은 모두 기부했다.
LG유플러스가 신기술 마케팅에 열중인 배경으로는 통신사업 정체가 꼽힌다. 최근엔 경쟁사 간 가격경쟁이 거세지고, 5G 중간요금제 도입까지 논의되면서 가입자별 평균 매출(ARPU)이 감소해 이동통신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무선통신 사업 부문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 또한 성장이 정체됐다. LG유플러스는 올해 1분기 3대 통신사 중 유일하게 매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매출은 3조4100억원, 영업이익 26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매출 0.2%, 영업이익은 5.2% 감소했다. 2020년 4분기 단말재고평가로 재고손실을 선반영하고, 지난해 1분기 재고를 판매하면서 이익이 늘어난 점이 반영됐지만,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1분기 경쟁사 성장에 비해선 약진이 두드러진다. 무선사업 부문 매출은 1년 새 1.3% 증가하며 전년 동기 성장률(4%)에도 못 미쳤다.
5G 가입자 수를 확대하는 속도도 업계 3위에 머물러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5G가입자 수(가입회선 수)는
SK(034730)T가 1114만9839명
KT(030200) 711만8304명, LG유플러스 512만5703명 순이다. 3월 말 대비 5G 가입자 증가율은 SKT가 2.49%(27만1151명), KT 2.55%(17만7308명), LG유플러스가 2.2%(11만464명)를 각각 기록했다.
산업계에선 NFT를 활용한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이 MZ세대의 관심을 끄는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한 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발행한 NFT가 신기술과 접목돼 메타버스, 게임 등 다양한 영향으로 성장해나가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고, (기업들은) 브랜드이미지 제고 등 효과를 누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경쟁사인 SKT는 지난해 7월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를 선보이며 가상 시장에 뛰어들었고, KT도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을 선언한 뒤 AI와 메타버스 기술을 합친 ‘지니버스’를 지난달 공개했다. NFT 관련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NFT 시장은 지난해 118억 달러(약 14조원)를 기록했고, 오는 2025년에는 8000억 달러(약 9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 'U+가상오피스' (사진=LG유플러스)
향후 LG유플러스는 NFT와 메타버스를 비롯한 신기술 육성에 역점을 두고 성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확장현실(XR)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새 성장동력을 찾겠단 목표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는 클라우드 구독 솔루션 ‘U+스마트팩토리’ 브랜드를 내세웠고, VR·AR 통합 XR플랫폼인 ‘U+DIVE’를 통해 국내외 사업자들과 연달아 협업하며 콘텐츠 사업을 키우고 있다. 오는 8월 출시할 예정인 소상공인 특화 AI 콜봇 서비스 ‘AI 가게매니저’를 통해서도 AICC(AI컨택센터)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NFT와 메타버스 사업을 키워 ‘U+가상오피스’와 ‘U+키즈동물원’ 등의 고객 특화형 메타버스 서비스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직 NFT 발행 후 시일이 얼마 지나지 않아 구체적인 마케팅 효과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하반기에도 NFT와 메타버스를 결합한 플랫폼을 선보이기 위해 현재 개발 중”이라며 “(NFT 마케팅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MZ세대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