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윤아름 기자]
DL이앤씨(375500)가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주택사업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적분할 당시 건설사업 자산·부채를 모두 승계하면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도 갖추고 있다. 다만 최근 주택 매수심리 약화와 일부 지역에서 분양 경기가 저하되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액 8위의 종합건설사로 자체 사업 부문 및 종속회사 DL건설을 통해 주택, 토목, 플랜트 부문에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DL이앤씨는 ㈜DL(전 대림산업)의 건설사업 부문이 2021년 1월1일자로 인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2015년까지 DL 건설사업부문의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플랜트부문은 과거 대비 위축됐지만, 국내 부동산 경기의 호조와 더불어 주택사업의 비중을 확대(2021년 동사 연결매출의 66.5%)한 결과 분할 이후에도 이를 중심으로 견고한 영업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주택부문은 ‘아크로’, ‘e편한세상’의 브랜드 인지도와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상위권의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진행사업장에서 100%에 가까운 분양실적을 시현하고 있다.
재무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이다. 분할 신설과정에서 분할 전 ㈜DL의 건설사업 관련 자산과 부채를 대부분 승계해 차입규모를 초과하는 현금성자산을 확보했다. 분할 이후에는 대형 프로젝트의 영업자산 회수 등이 이어져 올해 3월 말 연결기준으로 차입금을 크게 상회하는 2.1조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유형자산, 투자부동산 등 자산가치에 기반한 대체자금조달능력을 감안할 때 영업실적의 변동에 대응이 가능한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우발채무의 경우 주택부문의 장기 미착공 사업장(파주 헤이리 지크레프, 오산 세마, 인천 검단 등)에 대한 PF지급보증을 2020년 중 전액 상환하고 향후 순차적인 착공을 계획하고 있어 관련 위험이 과거 대비 완화됐다. 분할로 인해 유화사업에 대한 투자 부담이 해소된 점도 향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올해는 주택공급 축소의 영향으로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업수익성도 자재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상승으로 예년 대비 저하된 모습을 나타낼 전망이다. 또 금리 인상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환경 변화로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은 향후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밖에 플랜트 및 토목 부문 수주가 2020년의 유가 급락과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며, 지난해 말 수주한 플랜트부문의 러시아 발틱 프로젝트(1.3조원)의 경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로 사업 진행이 불투명하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주택공급 축소의 영향으로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업수익성도 자재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상승으로 예년 대비 저하된 모습을 나타낼 우려가 나온다”라며 “주택사업에서 우수한 수주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만큼 최근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디벨로퍼 사업의 확대를 바탕으로 착공물량을 늘리면서 매출기반을 점진적으로 회복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