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강은영 기자] 현대카드가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지며 카드업계 4위 자리가 위태위태하다. 카드론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적용받으면서 수요가 감소한데다 대체 수단으로 떠오르는 현금서비스 역시 경쟁사와 달리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 틈을 타 올해 1분기에는 롯데카드가 체질 개선을 통해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현대카드를 위협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대카드의 카드론 취급액은 1조69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감소했다. 올해부터 카드론이 DSR 규제에 적용되면서 카드론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사진=현대카드)
같은 기간 카드사들의 카드론 취급실적을 살펴보면, △신한카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2조8891억원 △삼성카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2조4276억원 △KB국민카드 전년 동기 3.5% 감소한 1조9469억원 △롯데카드 전년 동기 대비 19.6% 감소한 1조2692억원 △우리카드 전년 동기 대비 38.8% 감소한 9004억원 △하나카드 전년 동기 대비 58.6% 감소한 5052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카드사들의 카드론 취급액은 줄어들었지만, 상위권 카드사들은 카드론 취급실적이 크게 줄지 않거나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자산 규모가 비슷한 현대카드만 카드론 취급액이 큰 폭 줄었다.
여기에 금리도 문제다. 카드론을 주로 이용하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인터넷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선보이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금리 상승 흐름 속에서도 카드론 금리를 낮추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7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98%로 전월 대비 0.28%p 떨어졌다. 카드사별로는 △롯데카드 14.01% △하나카드 13.25% △삼성카드 13.12% △국민카드 12.96% △신한카드 12.70% △우리카드 12.45% △현대카드 12.39%를 기록했다.
금리 면에서도 현대카드가 카드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카드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그만큼 적어지는 모습이다. 카드론 취급액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DSR 규제에 적용되지 않는 현금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늘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카드사별 현금서비스 실적을 보면, △신한카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3조2844억원 △삼성카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한 2조2738억원 △국민카드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한 2조3259억원 △현대카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1조3692억원 △롯데카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조3777억원 △우리카드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한 1조4489억원 △하나카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7706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상품 판매를 통해 발생하는 이자수익에서 주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취급이 줄어들면서 현대카드의 실적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대카드의 이자수익은 2903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7.0% 증가했다.
이중 현금서비스수수료수익은 202억원, 카드론수익은 1472억원으로 이자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9%, 50%다. 카드론 이자 수익이 이자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의 이자수익과 카드수익을 포함한 영업수익은 66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하면서,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 소폭 감소한 76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카드가 주춤하는 사이, 롯데카드가 바짝 추격에 나서며 상위권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롯데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한 8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현대카드를 제쳤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카드는 카드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905억원, 총영업수익은 55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롯데카드가 실적이 늘어난 데는 새롭게 선보인 ‘로카시리즈’를 통해 누적 고객 150만을 유치한 것 등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현대카드 측에 답변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