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훈 기자] LG유플러스가 합병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비용을 절감 차원보다는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한다.
LG유플러스는 10일 만 50세 이상 비조합원 중 만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조합원도 원한다면 노조를 탈퇴한 후 퇴직을 신청할 수 있다.
희망퇴직자에 대한 보상은 △연봉의 3년치 위로금 △자녀 학자금 지원 △창업·재취업 관련 교육 지원 등이다. 학자금 지원의 경우 중고등학생 학자금은 학년 구분 없이 정액을 지급하며 대학생의 경우 최대 4학기분을 제공한다. 신청은 이달 30일까지다.
LG유플러스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2010년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등 3사가 합병해 LG유플러스를 만든 후 이번 시행 전까지 공식적으로 희망퇴직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LG유플러스 실적 추이, (자료=에프앤가이드)
통신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가장 큰 이유로 ‘경영·조직 효율화’를 꼽는다.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면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이 주요 목적이었겠지만,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매출액은 13조8511억원으로 전년도보다 3.2% 늘었고, 영업이익은 10.5% 증가한 9조7901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51.5% 성장한 7242억 원이었다. 조직을 더욱 젊게 만들고, 탄력적으로 운영해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LG유플러스가 통신 외에 새로운 먹거리에 힘을 쏟으면서 해당 사업부의 인력을 충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인공지능(AI)·콘텐츠·빅데이터 등 신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쏟고 있는데, 실제로 지난 9일 간담회에서도 인력 확보에 대해 언급했다. 2024년까지 AI·데이터 연구원, 데이터·플랫폼 엔지니어, SW·ML-Ops(소프트웨어·기계학습 상용 적용) 엔지니어 등을 200여명 더 채용해 현재 인원의 두 배 수준인 400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가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내기는 했지만,
SK텔레콤(017670)·
KT(030200)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낮은 수준이어서 신사업 강화를 통한 수익 다각화가 더욱 절실해졌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SK텔레콤은 매출이 4.11%, 영업이익이 11.1% 성장했고 당기순이익은 61.21% 증가했다. LG유플러스보다 높은 성장률이다. KT 역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10%·41.1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107.48% 커졌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희망퇴직에 대해 “최근 직원들의 희망퇴직 시행에 대한 요청과 문의가 많아 이를 돕는 차원에서 희망자를 대상으로 시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