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잔고 1년 만에 3배 이상 급증…사업 착공 등으로 1분기 매출 성장해외사업 대부분 그룹 관계사 물량…글로벌 발주처 수주 역량 필요국내사업과 달리 해외사업 원가율 증가…"사업 확대 위해 어쩔 수 없어"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해외 사업에서 크게 성과를 내지 못했던 롯데건설이 올해부터 기지개를 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액이 늘었고, 지난 1분기 착공에 들어간 현장이 많아지면서 매출액도 전년보다 개선된 상태다. 다만, 그룹 관계사 공사가 많고, 원가율이 높아지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롯데건설 해외공사 매출액은 54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 1조1950억원에 비해 비중은 4.5%에 불과하지만, 357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보다 51.5% 크게 증가한 수치다.
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 (사진=뉴시스)
지난 1분기 해외공사 매출액 증가는 공사 현장이 크게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 기준 롯데건설 해외공사 현장은 총 10곳으로 이 중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7곳이었다. 그러나 지난 1분기 기준 해외공사 현장은 총 24곳으로 이 중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17곳을 기록했다.
아울러 같은 기간 수주잔고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해외공사 수주잔고는 9924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1분기 기준 해외공사 수주잔고는 3조2588억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해외공사 수주잔고가 3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이는 하석주 대표가 취임 이후 꾸준히 해외사업 확대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를 전략적 거점 국가로 삼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해외사업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해외공사 발주처가 대부분 관계사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지난 1분기 기준 해외공사 현장 24곳 중 롯데케미칼 등 관계사가 발주한 공사는 19곳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공개 입찰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관계사 이외 글로벌 발주처 공사 수주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해외공사뿐 아니라 전체 매출액 중 관계사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롯데건설의 관계사 매출액은 1조1996억원으로 전체 매출액(5조7011억원) 중 21.0%를 차지했다. 지난 1분기 관계사 매출액 비중이 18.76%로 다소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2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공사 원가율이 높은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공사 원가율은 99.75%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공사 원가율은 2019년 97.43%, 2020년 98.50% 등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 1분기 해외공사 원가율을 따로 공시하지는 않았지만, 국제 정세 등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국내공사 원가율은 같은 기간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다. 2019년 88.66%를 차지했던 국내공사 원가율은 2020년 87.47%, 2021년 86.75% 등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해외공사 원가율이 100%를 넘어갈 경우 국내 사업에서 돈을 벌어 해외 사업에 쏟아붓는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해외 사업에서 관계사 공사가 많기는 하지만, 향후 특정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사업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원가율 상승은 사업 확대를 위해 초기에는 감수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